작아진 정책본부, '소진세·황각규' 투톱체제 지속되나 [리뉴얼 롯데]'사회적책임 강화' 대외협력단에 힘 실려, 운영실과 그룹 관장 양분할 듯
길진홍 기자공개 2016-10-26 08:23:45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5일 1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 정책본부 개편은 그룹 역학 구도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까. 롯데가 경영 혁신을 위해 정책본부 주요 기능을 계열사로 이전키로 하면서 신동빈 회장의 측근으로 불리는 소진세 대외협력단장(사장)과 황각규 운영실장(사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컨트롤타워인 정책본부를 통해 계열사 주요 의사결정에 관여하던 측근들의 영향력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정책본부 기능 축소로 소 사장과 황 사장이 힘의 균형을 이루는 '투톱체제'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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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경영 혁신안을 발표하고 정책본부의 기능을 대폭 축소한다고 26일 밝혔다. 불필요한 중복 투자 등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정책본부를 설립했으나, 규모가 확대되면서 부작용이 심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대신 회장 직속기구인 준법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계열사 준법경영 실태 점검과 개선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
지난 2004년 10월 호텔롯데 기획조정실을 승격해 만들어진 정책본부는 비서실, 대외협력단, 운영실, 개선실, 지원실, 인사실, 비전전략실 등 7개 부서와 부설 조직으로 구성돼 있다. 계열사 사장단 인사와 운영, 인수합병(M&A) 등의 의사결정에 관여해왔다. 정책본부 축소 개편은 그 동안 집중된 힘의 분산을 의미한다. 측근들의 영향력이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정책본부 개편 방향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다만 롯데 경영 혁신안과 그룹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운영실과 대외협력단, M&A를 전담하는 비전전략실 등을 제외하고 많은 기능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본부 축소는 신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소진세·황각규' 투톱체제를 지속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인원 부회장 사후 공석이 된 정책본부장을 차지하는 의미가 크게 퇴색됐기 때문이다. 힘의 균형을 이루는 절묘한 묘수가 될 수 있다.
황 사장이 맡아 온 운영실은 그동안 국내외 계열사 관리를 맡아왔다. 앞으로도 계열사 업무조율과 투자 및 고용 관장 등의 고유 기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사장은 또 M&A를 전담하는 비전전략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 사장이 이끄는 대외협력단의 기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롯데가 투명경영 차원에서 사회적책임 강화를 천명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 동안 대외협력단은 홍보·사회적책임(CSR)·브랜드경영 등을 담당하던 기존 업무와 계열사의 지원 등을 맡아 왔다. 여기에 사회적책임 기능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확대가 예상된다.
중장기적으로 대외협력단을 본부로 승격해 정책본부와 이원화 체제를 이루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 사후 정책본부는 소 사장과 황 사장이 양분하는 구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인사권에 대한 권한은 누가 가져갈지 향방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책본부 인사실은 그 동안 계열사 사장과 임원 인사 등을 직접 챙겨왔다. 큰 틀에서 측근들의 권한을 고루 분배하고, 힘의 균형이 깨지지 않는 선에서 전략적인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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