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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의 표명' 농협금융 사장단, 교체 가능성은 농협은행·손보, 취임 1년도 안돼…실적 책임론도 명분 부족

안영훈 기자공개 2016-10-27 11:34:24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6일 17: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농협중앙회 3개 부문 대표의 퇴임 이후 시장의 관심은 이들과 같은 날 사의를 표명했던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보 사장단의 향후 거취에 쏠리고 있다.

김정식 농협중앙회 부회장, 이상욱 경제지주 대표, 허식 농협상호금융 대표는 지난 24일 사의를 표명하고, 하루 후인 25일 퇴임식을 가졌다. 이들의 퇴임은 연말까지 마무리되는 농협중앙회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이 깊다. 농협중앙회가 연말 사업구조 개편을 마무리하려면 앞서 조직개편 및 인사를 단행해야 하는데, 내년 1월 임기만료인 3개 부문 대표들이 원활한 조직개편 및 인사를 위해 먼저 자리를 비운 것이다.

하지만 농협은행, 농협생명, 농협손보 사장단의 사의 표명은 대내외적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 2017년 실적 개선 의지를 직접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는 큰 틀에서 '농협' 식구로 분류되지만 인사권이 독립된 별개의 조직으로, 농협중앙회 사업개편과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이경섭 은행장과 이윤배 농협손보 사장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았다는 것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실제로 농협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의 사의 표명 사실이 알려진 25일에도 농협금융지주 내에서의 동요는 없었다. 사의 표명 사장단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업무에 임했다고 전해진다.

이경섭 농협은행장과 이윤배 농협손보 사장의 사의 표명이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 내부의 중론이다.

이 행장은 지난 2016년 1월 농협은행장으로 취임해 현재 10개월의 임기를 보냈다. 취임 이후 농협은행의 실적은 역대 최악으로 평가받는다. 농협은행은 지난 6월 반기결산에서 마이너스(-) 349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9월 결산에서 당기순이익 적자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618억 원으로 2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농협은행의 적자를 이 행장의 경영실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과거 조선·해운 여신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적자의 주 원인이기 때문이다.

2016년 국정감사에서도 이 행장의 경영 책임론이 불거졌다가 곧바로 사라지는 해프닝이 있었을 정도다. 지난 5일 농협 국정감사에서 한 국회의원은 농협은행의 특혜금리 제공 의혹, 경영악화 등을 이유로 "이 정도면 행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날 생각이 없느냐"고 질책했다. 질책 이후 곧바로 이어진 '취임한지 얼마나 됐냐'는 질문에 이 행장은 "올해 1월 취임했다"고 답했고, 질책을 한 국회의원은 머쓱한 표정으로 질문을 끝냈다.

이윤배 농협손보 사장은 이경섭 농협은행장보다도 한달 늦은 올해 2월 취임해 이제 임기 8개월 차다. 지난 9월 결산에서 농협손보는 전년 동기 대비 4억 원이 줄어든 21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명칭사용료 부담 전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억 원 감소에 불과하며, 저금리·저성장을 겪고 있는 보험산업의 경영여건을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평가받는다.

지난 2015년 3월 취임한 김용복 농협생명 사장의 임기만료일은 오는 2017년 1월로, 이제 임기가 4개월가량 남았다.

김 사장은 2014년 농협 계열사였던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직 역임 경력까지 합치면 3년간 생명보험사 사장직을 맡고 있다. 임기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와 향후 거취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실적만 보면 연임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농협생명은 지난 9월 말 결산에서 명칭사용료 부담 전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억 원 증가한 1319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농협금융지주의 맏형격인 농협은행의 실적악화 속에서 NH투자증권과 함께 농협금융지주 전체 실적을 뒷받침하는 공을 세우고 있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농협금융지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해도 실제 사장 교체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인사에도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생명보험 사장을 제외하고는 명분을 찾기 힘들어 실제 사장 교체가 이뤄진다면 향후 인사개입 등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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