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반 '대리청정' 끝내고 '책임경영' 스타트 [이재용號 뉴삼성]①입사 25년만에 삼성전자 등기이사… 78년 역사 이을 '후계자' 공인
정호창 기자공개 2016-10-27 11:28:56
이 기사는 2016년 10월 27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이사회 구성원으로서 경영 전반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에 선임됐다. 삼성전자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은 지 25년만에 부친 이건희 회장에 이어 공식적으로 회사를 대표하는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올랐다.재계에선 이 부회장이 주주와 임직원으로부터 삼성그룹 2세 경영자인 이건희 회장의 뒤를 이을 경영권 승계자로 '공식 인정'을 받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고(故) 이병철 창업주가 일으킨 후 78년의 역사를 이어온 삼성그룹이 3세 경영시대에 정식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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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 창업주 일가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선임과 이사회 입성은 꼭 8년 반만에 이뤄지는 일이다. 이 부회장의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2008년 4월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후 삼성전자 이사회는 전문 경영인과 사외이사들만으로 운영돼 왔다.
이 부회장 개인적으론 삼성전자 입사 25년 만에 미등기이사 신분을 벗어나 공식적인 최고 경영자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1968년생인 이 부회장은 만 23세인 1991년 말 삼성전자에 부장으로 입사해 2001년 상무보에 올라 임원이 됐다. 이후 2007년 전무, 2009년 부사장, 2010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직급인 부회장 지위에는 2012년 말 올랐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것은 부회장에 오른 후 1년 반이 지난 2014년 5월이다. 그 달 10일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와병에 들어감에 따라 이 부회장이 전격적으로 그룹 경영의 구심점에 서게 됐다.
부친을 대신해 삼성그룹 최고 경영자로서 '대리청정'에 나서게 된 이 부회장은 대대적인 사업 재편에 나서며 삼성그룹을 정비했다. 2014년 말 한화그룹과의 '자발적 빅딜'을 단행해 삼성테크윈·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삼성탈레스 등 화학·방위산업 계열사를 정리했다. 이듬해인 2015년 10월에는 롯데그룹과 또 하나의 '빅딜'을 단행해 삼성SDI 케미칼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을 매각했다. 이로써 삼성그룹은 40년 이상 영위해 온 화학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 부회장이 대규모 사업재편에 나선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의 지속 가능성에 대비해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체력과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선대로부터 이어진 확장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꿔 삼성그룹을 진정한 글로벌 강대기업으로 변모시키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이기도 하다.
이 부회장이 이끈 지난 2년 반의 '대리청정' 체제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비교적 긍정적이다. 다수의 시장 전문가들이 삼성그룹의 사업 재편과 핵심 역량 집중에 좋은 점수를 매겼다. 그룹의 핵심기업인 삼성전자도 최근 2년간의 부진을 털고 올 상반기까지 괄목할 실적 개선을 보이며 안정된 성장세를 유지했다.
이 같은 성과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삼성그룹 안팎에서 최근 이 부회장의 '대리청정' 체제를 마감하고 '친정' 체제로 전환할 때가 됐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불행하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갑작스레 찾아왔다. 올들어 승승장구하던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발화로 인한 단종 사태라는 대형 암초를 만났다.
이 부회장은 그간 부친이 와병 중인 상태에서 공식적인 최고 경영자 자리에 오르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을 느껴 왔으나, 그룹 안팎에서 현재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총수 일가가 직접 '책임경영'에 나서 사태 수습에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결국 법적 책임을 지는 등기이사 지위에 오르기로 결단을 내렸다.
현재 만 48세인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등기이사 등극은 부친인 이 회장보다 8년 앞선 것이다. 이 회장은 만 56세이던 1998년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올랐다. 삼성그룹 경영 전면에 나선 나이는 이 부회장이 부친보다 3년 늦다. 이 회장은 선대 회장인 이병철 창업주가 작고한 1987년 만 45세 나이에 삼성그룹 회장직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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