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펀드 강자 우리은행, 키움운용 비중 절대적 [공모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 / 우리은행] ① 민영화 영향..주요 주주 계열 운용사 네크워크 변화 관심
박상희 기자공개 2016-11-21 09:35:00
[편집자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판매할 때 어떤 판매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운용사의 펀드 판매 현황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확인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와의 실질적인 혹은 숨겨진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을 통해 운용사와 판매사 간의 역학관계, 은행 및 증권사 간의 경쟁구도 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5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의 공모펀드 판매파워는 국민·신한은행 등에 비해 약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하지만 채권형펀드 분야에서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우리은행과 거래관계가 많은 운용사 역시 채권형펀드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곳들이 다수다.키움투자자산운용이 거래 관계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고, 미래에셋·삼성·교보악사·한국투자신탁운용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채권형펀드 설정액이 2위인 한화자산운용의 경우 상대적으로 우리은행과 거래관계가 적었다.
◇ 계열분리 이후에도 키움운용 점유율 35%로 최다
15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공모펀드 판매설정액 규모(9월30일 기준)는
12조 8037억 원으로, 전체 판매사 가운데 4위에 랭크돼 있다. 은행권 가운데서는 국민은행(18억 698억 원), 신한은행(16조 4369억 원)에 이은 3위고, 전체 판매사 기준으로는 미래에셋대우(15조4560억 원) 뒤를 이은 4위다.
|
유형 별로 살펴보면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금융(5조 1538억 원)을 제외하면 채권형펀드 설정액이 2조9392억 원으로 가장 많다. 주식형펀드 설정액(2조5783억 원)을 뛰어넘는다. 채권형펀드 설정액으로만 따지면 전체 판매사 가운데 단연 1위다. 채권형펀드 판매 2위인 국민은행(2조 1964억 원)과 약 1조 원 정도의 차이가 난다.
우리은행이 채권형펀드 판매 강자임은 거래관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우리은행과 거래관계가 많은 자산운용사는 대부분 채권형펀드 설정액 상위사였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채권형펀드 설정액은 삼성(4조8086억 원), 한화(2조 7863억 원), 미래에셋(2조 3327억 원), 교보악사(1조 4345억 원), 키움투자(1조 3005억 원)자산운용 등의 순이다.
|
우리은행의 판매설정액이 높은 운용사는 키움(5조 2282억 원), 미래에셋(1조 4839억 원), 삼성(1조 3121억 원), 한국투신(1조 1147억 원), 교보악사(7817억 원)자산운용 순이다. 채권형펀드 설정액 상위 운용사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특히 키움투자자산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운용사 가운데 35% 수준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전신이 우리자산운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과거 인연이 판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은 2014년 우리은행의 계열사였던 우리자산운용을 인수하면 사세를 크게 키웠다.
미래에셋(9.8%), 삼성(8.6%), 한국투신(7.3%), 교보악사(5.1%) 등 나머지 채권형펀드 운용강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슷비슷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채권형펀드 판매 비중이 높다보니, 거래가 많은 운용사도 채권에 강한 곳 위주"라면서 "대형운용사는 주식, 채권할 것없이 설정액이 높지만, 우리은행에서는 주식형보다 채권형펀드 판매 비중이 훨씬 높다"고 말했다.
◇ 키움단기국공채펀드 스타펀드로 만든 일등공신..민영화 이후 행보 '관심'
우리은행이 스타펀드로 키운 대표적인 상품에는 '키움단기국공채증권자투자신탁1[채권]'이 있다. 2014년 2월 설정된 이 펀드는 우리은행이 마음먹고 열심히 판매한 펀드다. 대표클래스(C1) 기준 우리은행 판매액 기준이 94%가 넘는다.
우리은행의 키움단기국공채펀드 판매는 단기국공채펀드 판매에 불씨를 당긴 단초가 됐다. 단기국공채펀드 후발주자로, 한화자산운용에서 리모델링해서 출시한 '한화단기국공채증권투자신탁(채권)' 등 단기국공채펀드가 조 단위 대형펀드로 크는 데 신호탄이 됐다.
김종욱 우리은행 펀드추진팀장은 "리스크 테이킹 하는 것을 싫어하는 은행 고객 특성을 감안해 원금손실 가능성이 가장 낮은 채권형펀드 위주로 판매 라인업을 가져갔다"면서 "특히 최근 3~4년 사이에 많이 판매한 단기국공채펀드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 가격이 상승해 수익률도 양호한 성과를 냈고, 고객들 반응도 좋았다"고 전했다.
키움투자자산운용의 키움단기국공채펀드에 주력하면서 경쟁자인 한화단기국공채펀드를 운용하는 한화자산운용과는 거래규모는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화자산운용은 국내 운용사 가운데 채권형펀드 설정 규모가 삼성자산운용에 이은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우리은행 판매된 금액은 2803억 원으로 10위권으로 처져 있다.
전신인 우리자산운용 시절부터 채권형펀드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키움투자자산운용은 우리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판매액 점유율 기준 25%에 달한다. 전체 판매액의 4분의 1 가량을 우리은행에서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
다만 우리은행이 민영화에 성공하면서 향후 판매설정액 상위 운용사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우리은행 지분 30% 가량이 7개 투자자에 매각됐는데 대다수가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지분을 인수한 곳은 키움증권(4%), 한국투자증권(4%), 한화생명(4%), 동양생명(4%), 유진자산운용(4%), 미래에셋자산운용(3.7%), IMM 프라이빗 에쿼티(6%) 등이다.
주주 구성 상으로만 보면 키움, 한국투신, 미래에셋 등이 여전히 우리은행의 주요 고객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자산운용이나 동양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등은 지금보다 우리은행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 판매 유형에 있어서도 변화 가능성이 관측된다. 안정적인 채권형펀드 비중이 줄고, 주식형 등 위험자산 비중이 높은 상품 판매 비중이 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대형증권사 WM 임원은 "NH투자증권이 농협금융에 인수된 뒤 펀드 판매가 힘을 잃은 모습인데, 보수적인 은행이 주인이되면 안정을 추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면서 "반면 우리은행의 경우 민영화 주주 대다수가 증권사, 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이기 때문에 금융투자상품 판매가 활기를 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