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해외펀드 강자...신한BNPP운용 덕분 [공모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 / 신한은행] ①하이·메리츠운용, ELF거래 비중 높아
박상희 기자공개 2016-11-23 10:00:00
[편집자주]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공모펀드를 판매할 때 어떤 판매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운용사의 펀드 판매 현황 등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손쉽게 확인되지만 은행이나 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와의 실질적인 혹은 숨겨진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펀드 판매사 커버리지 분석을 통해 운용사와 판매사 간의 역학관계, 은행 및 증권사 간의 경쟁구도 등을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6년 11월 17일 15: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은 시중은행 가운데 해외펀드 판매 비중이 가장 높다. 전체 공모펀드 판매설정액의 5분의 1 가량이 해외펀드다. 지난 2005년 봉쥬르차이나펀드 판매를 시작으로 2000년대 중반 차이나펀드 광풍의 서막을 알린 신한은행은 줄곧 해외펀드 판매강자로 군림해왔다.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 등과는 다르게 계열 자산운용사가 외국계 합작사라는 점이 이점으로 작용했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신한금융그룹과 프랑스 BNP파리바그룹의 합작사다. 판매잔액 기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신한은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신한은행이 다른 판매사와 차별화되는 점중의 하나는 주가연계펀드(ELF) 비중이 상당히 높다는 점이다. 하이·메리츠자산운용 등이 ELF 관련, 주로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운용사다.
◇ 신한BNPP운용 판매설정액 53%...해외펀드 강자로 자리매김
17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해외펀드 판매설정액은 최근(9월30일) 기준 3조 2549억 원으로 집계됐다. 미래에셋대우(10조 5705억 원), 미래에셋증권(4조 6205억 원) 등에 이은 3위다. 은행권 가운데서는 단연 1위로, 국민은행(2조 5965억 원), 씨티은행(1조 7218억 원) 등을 앞서고 있다.
신한은행 전체 공모펀드 판매설정액은 16조 4369억 원으로, 이 가운데 해외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량이다. 해외펀드 가운데서도 주식형펀드의 비중이 53%로 절반을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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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이 해외펀드 판매 강자가 된 것은 계열 운용사의 특성과 무관치 않다. 신한BNPP자산운용의 설정액 기준 국내펀드와 해외펀드 비중은 6대 4 수준이다.
신한은행 공모펀드 담당자는 "신한BNPP자산운용이 외국 BNP파리바그룹과 조인트벤처 형태로 설립되다보니 해외 운용에 강점이 있을수밖에 없고, 신한은행도 자연스럽게 해외펀드 판매 비중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48개 자산운용사 가운데 판매설정액이 가장 높은 곳은 단연 신한BNPP자산운용이다. 판매 설정액이 9조 9037억 원으로, 10조 원에 육박한다. 거래 비중은 53%를 웃돈다.
신한BNPP자산운용 관계자는 "계열사 판매 비중 50%룰이 생기기 이전에는 신한은행의 신한BNP파리바운용의 판매 비중이 60%를 훨씬 웃돌았다"면서 "50%룰 적용 이후에는 신규펀드 판매 비중이 20% 수준으로 줄어들었음에도 과거에 판매했던 펀드가 많아 누적으로는 신한BNPP의 비중이 높다"고 말했다.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하면 2004~2006년 사이에 설정된 봉쥬르차이나펀드 비중이 여전히 절대적이다. 운용규모가 5000억 원이 넘는 '신한BNPP봉쥬르차이나증권자투자신탁2(주식)'의 신한은행 판매비중은 66%에 달한다. 운용규모가 1500억 원이 넘는 봉쥬르차이나1호펀드의 경우 신한은행 판매 비중이 80%를 웃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주요 공모펀드 판매사가 될 수 있었던데는 봉쥬르차이나펀드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차이나펀드 인기가 절정이었던 2000년대 중반 봉쥬르차이나펀드 설정액은 수 조원에 달았는데, 계열사 판매 비중 제한도 없었던 때라 신한은행이 판매의 대부분을 책임졌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국내펀드 역시 신한BNPP자산운용 상품 라인업이 절대적이다. 국내 주식형 대표펀드인 '신한BNPP좋은아침희망증권자투자신탁1[주식]'의 경우 운용규모가 가장 큰 클래스(C-A) 기준 신한은행 판매 점유율은 90%가 넘는다.
◇ ELF 절대강자 신한은행, 하이·메리츠자산운용과 거래 많아
계열 운용사인 신한BNPP자산운용의 뒤를 이어 판매설정액이 높은 운용사는 미래에셋(9253억 원), 하이(9조 2187억 원), 삼성(8822억 원), 한국투신(7862억 원), 메리츠자산운용(6922억 원) 등이다. 판매 비중은 각각 4.98%, 4.96%, 4.74% 등으로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신한BNPP자산운용의 판매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보니 나머지 개별 운용사 비중은 각각 5%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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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의 파생형펀드 판매설정액은 2조 9274억 원으로, 3조 원에 육박한다. 미래에셋대우(9조 285억 원)에 이어 2위다. 은행권에서는 국민은행(1조 2554억 원), 하나은행(4042억 원) 등을 일찌감치 앞서고 있다.
신한은행 공모펀드 담당자는 "신한은행이 타행 대비 ELF 판매 비중이 높은 편"이라면서 "그러다보니 ELF 협업이 잘되는 운용사와 거래 비중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눈에 띄는 운용사는 하이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삼성자산운용 등과 비슷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이 판매한 하이자산운용 상품은 일반 증권형보다는 ELF 등 파생형 비중이 높은 편이다.
하이자산운용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오래 전부터 하이자산운용에서 설정한 ELF를 많이 판매해왔다"면서 "신한은행이 하이자산운용에서 설정한 펀드를 많이 판매한 것처럼 보이는 것은 ELF 판매 비중이 높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LF 설정이 많은 메리츠자산운용 등도 하이자산운용과 비슷한 경우다. '메리츠코리아증권투자신탁1[주식]' 등에 대한 신한은행의 판매 비중은 대표클래스(C-A) 기준 8.35% 수준이다. 신한은행에서 판매한 메리츠자산운용 펀드설정액 7000억 원 상당수는 ELF 물량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국내주식형에 강하고, 우리은행은 채권형펀드에 강한 포지션으로 시장에서 자리매김이 되다보니 신한은행은 해외펀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신한BNPP자산운용을 제외하면 크게 눈에 띄는 운용사는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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