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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조달길 막힌 대기업, 유상증자 활성화 코스피 유증 규모 급증…올해 발행규모 5조 육박

배지원 기자공개 2016-12-05 13:23:37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1일 18: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대거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기업의 유상증자 규모는 연내 5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채권이나 은행 대출로 자금 마련에 부담을 느낀 기업들은 재무건전성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유가증권시장의 11월까지 누적 유상증자 규모는 약 4조 7535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조 4720억 원에 비해서 35%이상 늘어났다. 다만 건수는 144건에서 115건으로 줄어들어 평균 건당 증자규모가 더 컸다.

코스닥 상장사의 유상증자로 인한 자산규모 증가도 11월까지 총 6686억 원 규모로 나타났다. 2015년 6272억 원에 비해서 약 7% 늘어났다.

코스닥시장에 비해 유가증권 시장의 기업이 유상증자 규모가 두드러지게 늘어났다. 이는 공모 회사채 시장을 찾던 대기업이 회사채 시장의 침체로 조달이 어려워진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데다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유인이 있는 대기업이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브렉시트, 트럼트 후보 당선 등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만한 요소가 계속해서 발생했다. 이와 동시에 조선, 해운, 철강 등 취약업종의 구조조정이 대대적으로 이뤄지면서 등급 하락우려가 있거나, 취약업종에 속한 대기업의 조달이 어려워졌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얼어붙은 회사채 시장 분위기가 올해까지 내내 지속됐다"며 "미매각이 발생한 기업도 많았지만 아예 발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올해 11월 30일 기준 일반 회사채 조달 규모는 32조 7510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41조 3460억 원에 비해 20%이상 급감한 수치다. 회사채에 대한 수요가 유상증자로 일부 옮겨간 것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는 지난 2008년(17조 3950억원) 이후로는 최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대주주의 지분을 희석시킨다는 점 때문에 자금 조달 방안 중에서는 후순위로 밀려난다. 또 최근에는 신주발행가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매입하는 공매도 세력과 외국인 투자자로 인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갈수록 많은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마련한다는 점은 그만큼 자금 마련과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올해 유상증자를 단행한 기업 중 상당수가 투자 목적이 아닌 구조조정과 재무건전성 개선을 목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유동성 위기부터 벗어나려는 이유다. 최근 삼성중공업의 1조 1400억 원 규모 유상증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신주발행가를 확정한 이후 주가가 떨어지는 추세를 보여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다만 앞으로 공매도 관련 법안이 개정되면 상장사들이 유상증자를 선택하는 경우는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초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발의됐고, 금융위원회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투자자의 공매도 거래를 제한하는 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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