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6년 12월 05일 10: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말 기업공개(IPO) 시장이 시계제로 상황에 빠졌다. 증시 침체가 발행시장에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내년까지 상황이 이어진다면 시장에서 분위기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증시 변동성을 뚫고 투심을 잡을 만한 알짜 기업의 등장이다. 누구나 눈길이 가게 되는 메가 딜이라면 더욱 좋다.호텔롯데는 내년 IPO 시장을 살릴 빅딜로 여전히 시장의 기대치가 높다. 공모규모가 5조 원 안팎에 달하고 그룹 계열사들의 상장길을 열어줄 벤치마크 딜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호텔롯데가 상장에 성공하려면 올해와 같은 비밀주의 방식은 버려야 한다. 올해 대어급 딜의 상장 과정을 지켜보면 시장소통과 정보공개의 필요성을 절감할 수 있다.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두산밥캣은 IPO 시장의 빅딜로 통했다. 두산밥캣은 시장과의 밸류에이션 소통을 거부한 끝에 상장 직전까지 성공과 실패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했다. 증권신고서를 두번 제출했고 공모청약 과정에선 대량 실권 발생 위기에 놓이기도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순조로웠지만 상장 이후에 제도적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기 위해서 한국거래소에 제도적 편의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내용이었다.
돌이켜보면 두 건의 사례는 호텔롯데가 올해 상반기 모두 겪은 일이기도 하다. 호텔롯데는 밸류에이션 고평가 논란에도 버티기에 나서다가 정정신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거래소에 의무보호예수 규정 완화를 요청하기도 했다. 기존 5% 이상 지분을 취득한 특수관계인이 보호예수에 비협조적일 경우 상장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정작 분주하게 움직인 곳은 거래소 였다. 거래소는 '합리화'라는 표현으로 금융당국 등에 제도 완화의 필요성을 설득했다. 그리고 그 길이 열렸다.
하지만 호텔롯데는 요청 이후 입을 다물었다. 5조가 넘는 빅딜의 주인공이라는 점에 지나치게 경도돼 있는 인상이 강했다. 이제는 상장 과정에서 비슷한 이유로 시장 상황에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주요 쟁점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는 일은 없어져야 된다. 특히 롯데그룹과 같이 총수 일가가 검찰에 기소된 상황에서의 상장은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보 공개 수준도 더 높아져야만 성공에 가까워질 수 있다.
결국은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오점을 줄이는 해법이다. 늦더라도 비밀주의의 벽을 허물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흔들림 없이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언제든 봉착할 수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 뜻밖의 우군이 나타날 수도 있다. 내년 달라진 호텔롯데의 상장 공식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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