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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어떻게 '10조'를 만들어낼까

정아람 기자공개 2016-05-23 17:11:05

이 기사는 2016년 05월 20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번주 국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주관사 선정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상장 준비에 들어갔다.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올해 안에 공모 구조 산정과 투자자모집을 거쳐 연말까지 상장 관련 절차를 모두 마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 관건은 어떻게 투자자들로부터 약 10조 원에 달하는 규모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느냐일 것이다. 국내외 투자은행(IB)들은 상장 주관사로 선정되기 위해 실시한 프레젠테이션에서 대부분 10조 원 대 초반의 시가총액 규모를 적어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2018년까지 제3공장을 완공해 생산 규모 면에서 스위스 론자, 독일의 베링거링겔하임 등 세계 최고의 의약품 생산대행(CMO)업체들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를 공공연히 밝혀 왔다.

반면 아직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실제 성적표는 연간 1000억 원 안팎의 매출, 2014년 996억 원의 당기순손실 등으로 기대에 못 미친다. 2015년에는 2조 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냈으나 이는 종속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실적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결국 본질적인 회사의 경쟁력은 아직 숫자로 증명되지 않고 있다.

바이오기업 특성상 생산 규모만 늘린다고 안정적인 생산능력을 갖출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업계 후발주자로서 주요 의약품 기업으로부터 목표하는 수준의 주문을 따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결국 투자자들은 아직 한참 남은 2018~2020년까지 회사의 목표 생산능력과 이익 전망치를 믿고 2016년 말까지 베팅해야 하는 셈이다.

반면 삼성그룹으로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잘 마무리해야 향후 삼성바이오에피스 상장 작업도 순탄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 주관사로 외국계 대형 투자은행을 3곳, 국내사를 2곳 선정한 것 역시 밸류에이션 관련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의식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국, 유럽계 대형 IB의 바이오기업 특성에 대한 이해도와 풍부한 상장 경험, 그리고 대형 해외 기관투자자 유치 능력을 백분 활용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제안서 제출 땐 IB들도 경쟁적으로 높은 시총 목표치를 적어낼 수밖에 없다"며 "삼성그룹은 그래도 국내 대기업 중에서는 비교적 합리적인 눈높이를 갖고 있어 현실적인 선에서 밸류에이션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CMO 챔피언'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어떻게 기관투자자 눈높이와 스스로의 투자자금 확보 목표치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논리를 들고 올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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