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9월 17일 07: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실무진 구성이 금주내 모두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법률자문사 선정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든 가운데 본격적인 기업실사를 남겨두고 있다. 그간 비밀스럽게 여겨졌던 롯데그룹 핵심계열사의 속살이 적어도 상장 태스크포스(TF)에서는 공유될 수 있는 시간이 다가왔다.롯데그룹은 기업 투명성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호텔롯데 상장 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이번 딜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국내외 IB들은 롯데그룹에 대해 투명함보다는 오히려 더 베일에 가려졌다는 인식을 받고 있다. 기업실사 전까지만 놓고 봐도 철저한 비밀주의로 인해 통상적인 IPO 딜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 발송 단계에서부터 비밀주의로 일관했다. 최소한의 실적 가이던스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복잡한 지분관계는 아예 기대할 수 없었다. 제한된 정보 속에서 제안서를 써내느라 IB들은 골머리를 앓았다.
숏리스트 선정 단계에서도 소통은 어려웠다. 명기했던 발표 날짜를 일주일이나 어겼다. 주관사 후보군이 따로 들은 설명도 없었다. 국내 IPO 최강자로 꼽히는 NH투자증권이 숏리스트에서 탈락하는 이변도 있었다. 수년간 IPO 리그테이블 1, 2위를 다투는 NH투자증권이 떨어진 것을 두고 아직도 업계에 무성한 소문이 생겨나고 있다.
최종 주관사단을 공개한 후에도 롯데그룹의 비밀주의는 그다지 달라진게 없었다. 아직도 주관사로 꼽힌 7곳중 주관 계약 체결일을 아는 증권사는 한군데도 없다. 기본적인 정보도 주관사단이 쉽게 알기 어려운 모습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제는 호텔롯데 IPO의 핵심 의사결정 라인인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이봉철 지원실장(부사장)의 눈치만 살피고 있다. 관련업계에선 롯데그룹 정책본부 실세들이 발행사 법률자문사 선정을 넘어 주관사측 로펌 선정까지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TF 구성 역시 롯데그룹 측이 정보노출을 극도로 우려할 경우 대표주관사 위주로 소규모로 꾸릴 가능성도 있다.
호텔롯데는 민간기업이다. 상장 과정에서 다소 일정이 틀어지거나 정보노출을 꺼리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제 몸값을 받고 상장을 제때 마무리 지으려면 주관사단과 제대로 소통하는게 우선이다.
실사 전까지 한달 남짓 상장추진 과정을 살펴보면 롯데그룹의 비밀주의가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 같다. 롯데그룹 핵심 실세가 좌우하는 상황에서 호텔롯데 담당자들이 상장의 주역으로 부상하기는 어렵다.
이번 호텔롯데 상장에 거는 국내외 IB들의 기대는 크다. 역대급 파견 인력을 보낼 각오를 하고 있다. 롯데그룹과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후속 딜을 따내려는 포석이다. 본격적인 실사단계에서는 기업 투명성 강화라는 본연의 취지가 살아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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