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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상황 반영 모델 미비, 시가 산정 기준 '모호' [채권시가평가 점검]③회사채 시장 커지는데 시스템 따라오지 못해…펀더멘털 분석 능력 부족

배지원 기자공개 2016-12-13 08:05:11

[편집자주]

채권시가평가제도는 1990년대 도입된 이후 회사채 유통시장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 회사채 수요예측 도입 후 민평 금리의 역할은 점점 커지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신뢰를 쌓기는커녕 평가 적정성에 대한 의문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채권시가평가에 대한 문제점과 원인, 해법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16년 12월 08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회사채 금리 산정에 있어 시장 상황을 반영할 제대로 된 모델조차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채권시가평가의 기준이 일관되지 않고, 이슈나 거래가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비판했다. 매일 금리 상황과 신용 이슈를 반영해야 하는 채권평가사는 정성적인 요소가 많아 모델을 제시하기 어렵다는 원론적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워낙 주먹구구식이다 보니 특정 회사의 금리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이해관계자의 전화 한 통화로 금리를 조정하는 사례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채권평가사가 미처 반영하지 못한 거래나, 시장상황과 맞지 않는 평가에 대한 항의를 별다른 기준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것.

시장의 여러 비판을 확인한 금융감독원은 최근 채권평가사를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했다. 특히 등급이 낮은 회사를 대상으로 내리는 평정의 기준을 꼼꼼히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별다른 감사 결과나 제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회사채 유통시장이 침체되고, 등급이 낮은 발행사의 경우 거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채권평가사 관계자는 "시장에서 일어나는 거래와 호가를 민평금리에 반영하는 평가사 입장에서는 가격을 도출하기 더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는 "유통이 이뤄지지 않을 때 가격을 매기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시장가격을 판단해 제시하고 유통이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것이 채권평가사의 중요한 임무"라며 "유통이 드문 회사의 민평금리는 아무런 기준없이 방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준이 모호하다보니 채평사들이 신용등급에만 의존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용등급이 시가평가 모델에 어느 정도의 기준이 되는 것은 타당하다고 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인데 신용등급, 유효등급이 변경될 때마다 민평금리가 요동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신용등급의 변동이 펀더멘털 변화를 반영하고는 있지만, 각 평가사의 등급 평정이 바뀐다고 해서 펀더멘탈이 며칠 사이 심하게 변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논리다.

결국 채권 시장이 비대해져 왔지만 금리를 점검하는 시스템 자체가 발전하지 못한 것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실제 채권시가평가가 채권시장 활성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서도 "채권시장의 규모와 민평금리 활용의 범위가 늘어났지만 인력이나 시스템이 그대로 머물러 있어 더 불편한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매일 시장 분위기를 대입시킬 모델을 구축하는 것은 어렵다고 볼 수 있지만, 이러한 상황을 수시로 점검하고 반영할 만큼의 인력구조가 갖춰지지 않았다"며 "사용하는 범위나 중요성에 비해 체계적이지 못해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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