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한기 겪은 1세대 헤지펀드…삼성·안다·미래운용 '선방' [헤지펀드 결산]⑤키움·한화운용 헤지펀드 철수…1세대 펀드 수익률 고전
최은진 기자공개 2016-12-21 08:45:16
이 기사는 2016년 12월 16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1세대 헤지펀드 운용사는 혹독한 시련기를 겪었다. 파죽지세로 영역을 넓히는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에 압도당한 분위기였다. 1세대 운용사 중 일부는 아예 헤지펀드 사업을 축소하거나 철수하기도 했다.하지만 헤지펀드 시장의 양강구도인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러한 혹한기를 간신히 비켜갔다. 확고한 시장 지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로 새로운 펀드를 출범시키며 더욱 적극적으로 시장을 공략했다.
◇ 키움·한화운용 헤지펀드 사업 철수…1세대 운용사 대부분 수익률 부진
올해 헤지펀드 시장에 신생 운용사 49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말 헤지펀드 운용사는 17개에서 올해 66개사로 대폭 확대됐다. 투자자문사들이 대거 헤지펀드 운용사로 간판을 바꿔달았고 증권사들도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내놨다. 운용역량을 무기로 헤지펀드 운용사를 새롭게 차린 선수들도 있었다.
신생사들은 기존 헤지펀드 운용사들의 빈틈을 파고들겠다는 목표로 새로운 전략 등을 무기로 내세우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특히 은행 및 증권사 WM센터를 이용하는 개인투자자들을 주요 타겟으로 삼아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1세대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갖지 못한 '새로운 전략'과 '개인투자자'라는 무기를 등에 업은 신생사들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영향력을 높여갔다. 올해 이들 운용사가 내놓은 펀드에 몰린 자금만 3조 원이 넘는다. 전체 시장이 3조 3400억 원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신생사들이 성장을 이끈 셈이다.
반면 1세대 헤지펀드 운용사들은 기세등등한 신생사들에 눌려 혹한기를 보내야 했다. 특히 헤지펀드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한 중소형사들의 어려움이 컸다. 그동안 헤지펀드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생사들까지 치고 들어와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처지에 내몰린 셈이다. 이에 헤지펀드 사업을 아예 철수하거나 축소하는 운용사들이 속속 등장했다.
신한BNPP운용은 지난 6월 '신한BNPP 명장 Asia Pacific 주식 롱숏 전문사모투자신탁 제1호'를 청산했다. 2011년 12월 헤지펀드 제도 도입과 함께 출시된 이후 4년 반만이다. 당시 이 펀드는 아시아 주식에 투자하는 유일한 헤지펀드로 주목을 받았지만 출시 후 2013년, 2014년을 제외하고 줄곧 부진한 성과를 나타냈다. 결국 누적수익률마저 마이너스대로 전환된 올해 청산으로 결론냈다. 현재 신한BNPP운용은 롱숏 헤지펀드와 멀티전략 헤지펀드 2종만 운용 중이다.
한화운용과 키움운용은 아예 헤지펀드 사업을 접었다. 두 회사 모두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더이상 생존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흐르고 있다고 판단, 헤지펀드를 모두 청산하고 사업을 철수했다.
당시 키움투자자산운용 관계자는 "헤지펀드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지 못한채 애매모호한 처지에 불과한 중소형 운용사들은 더이상 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시장이 됐다"며 사업 철수에 대한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1세대 헤지펀드 운용사의 시련은 수익률에서도 두드러졌다. 대부분의 펀드들이 롱숏을 주전략으로 내세우고 있어, 방향성이 확실하지 않은 올해 시장 환경에서 제대로 성과를 쌓아올리지 못했다. 특히 브레인 대신운용 등의 헤지펀드는 연초이후 마이너스 성적을 거두며 설정 후 누적수익률까지 손실구간대로 전환됐다.
◇ 흔들림 없는 양강구도 삼성·미래운용…신규펀드 출시·마케팅 강화
올해 1세대 헤지펀드 운용사 대부분이 시련을 겪었지만 일부 운용사는 여기서 배제되는 모습을 보였다. 헤지펀드 시장에서 확고한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이야기다. 이들 운용사는 오히려 헤지펀드를 추가로 출범시키며 사업 확장을 꾀했다.
헤지펀드 시장 내 점유율 1위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핵심 운용역이던 김종선 팀장이 외국계 헤지펀드인 밀레니엄 매니지먼트(Millennium Management)로 이직하는데 따른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큰 흔들림 없이 공백을 메웠다.
추가 펀드 4종을 출시하며 상품 라인업을 강화시켰다. 삼성자산운용의 헤지펀드는 지난해 말 7개에서 최근 11개로 확대됐다. 같은기간 설정규모는 1조 500억 원에서 1조 1700억 원 규모로 1220억 원 가량 늘었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최근에 설정한 펀드를 제외하고 모두 2~5% 가량의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역시 시장 장악력을 높이겠다는 목표로 신규 펀드를 출시하며 마케팅을 강화했다. 헤지펀드 제도 도입과 함께 출시한 채권투자 헤지펀드가 꾸준하게 안정적인 성과를 기록한 것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판단, 동일유형 펀드 4종을 신규로 내놨다. 또 하나의 펀드를 여러 매니저가 함께 운용하는 구조의 멀티전략 펀드 1종도 새로 출범했다. 미래에셋자산용의 라인업은 지난해 6개에서 11개로 확대됐다.
올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개인투자자 공략에도 공을 들였다. 리테일(Retail) 시장에서 중위험·중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어 채권형 헤지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신한PWM을 비롯한 은행 및 증권사 WM센터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마케팅을 강화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설정규모는 연초 이후 2000억 원 가량 늘었다.
|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