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머스크 신용등급 강등' 호재 될까 무디스, 향후 전망도 '부정적'…치킨게임 일단락, 내년 운임 상승 기대
김성미 기자공개 2016-12-26 10:44:37
이 기사는 2016년 12월 23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글로벌 1위 해운사인 머스크의 신용등급을 낮추면서 국내 해운업계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선박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치킨 게임'을 주도해 온 머스크가 저가 운임전략을 포기할 경우 긍정적 영향이 기대된다.23일 업계에 따르면 무디스는 지난 20일 머스크의 신용등급을 Baa1에서 Baa2로 하향하고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공급 과잉과 물동량 감소에 따른 컨테이너 운임 폭락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 것이 등급하락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그동안 실적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에너지 사업 부문이 최근 분할되면서 보호막이 상실됐다고 무디스는 평가했다.
무디스는 컨테이너 시황이 당장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면서 향후 전망도 '부정적' 견해를 제시했다. 중남미 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한 함부르크수드와의 시너지 또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결국 세계 해운 시장의 치킨 게임을 주도해온 머스크가 흔들리면서 다시 운임 정상화를 선도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머스크라인은 3분기에 1억 5300만 달러에 달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분기 연속 적자다. 매출은 53억 5900만 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1% 감소했다.
에코선 확대 등 선대 효율 향상에도 평균 운임이 급감하면서 적자의 늪에 빠졌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머스크의 주도로 해운사들이 본전도 받지 못하고 장사를 해왔다"며 "해운 시장에 운임 정상화 바람이 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홀로 남은 현대상선도 운임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2021년까지 시장점유율 5%, 영업이익률 5% 달성을 목표로 잡은 가운데 운임 상승 없이 시장점유율을 늘리는 건 무의미하다는 판단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현재의 운임으로 시장점유율을 늘리면 영업적자만 불리는 꼴"이라며 "적어도 손실을 보지 않는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내년 4월 머스크와 스위스 MSC가 속해있는 2M과 '2M+H 스트래티직 코퍼레이션(Strategic Cooperation)'이라는 얼라이언스를 출범하면서 주간 선복량이 2만 4000~2만 5000TEU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현대상선의 주당 선복량은 2만 1000TEU수준이다. 현대상선은 선복량 20% 증가와 운임 상승이 동반된다면 영업적자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머스크는 내년부터 운임 정상화로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4월 글로벌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재편에 따라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고 살아남은 해운사들은 운임 상승의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머스크는 중국 조선사들이 마구 찍어낸 저가의 선박이 시장에 풀리면서 선박 공급 과잉이 발생하자 무한정 가격을 후려치는 치킨게임을 시작했다. 머스크는 운임을 낮춰 경쟁사를 시장에서 퇴출시키거나 인수합병(M&A)으로 회사를 흡수해 덩치를 계속 키워왔다.
업계 관계자는 "머스크가 100원을 받으면 모든 해운사들이 그 이상을 받을 수 없는 구조"라며 "현재 운임은 아무리 물동량을 늘려도 적자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운임 정상화가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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