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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했던 한샘, '건재 패키지'로 재도약 모색 [2017 승부수]세계화·다변화 원년, "제2의 삼성…도전적 과제"

노아름 기자공개 2017-01-06 08:15:05

이 기사는 2017년 01월 05일 14: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테리어가구 업체 한샘의 CI는 빨강, 노랑, 파랑 등 다채로운 색깔의 막대기로 구성돼있다. 한샘이 '크리에이티브 블록'이라고 부르는 각각의 막대기는 가로로 길게 뻗거나 대각선으로 누워있어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한샘은 이 같은 모습이 자사가 추구하는 '시장의 세계화'와 '사업의 다변화'를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한샘 CI(크기수정2)
정유년(丁酉年) 한샘이 새롭게 추가한 '블록' 중 하나는 건자재 패키지사업이다. 1970년 부엌가구 전문 회사로 출발해 부엌→인테리어→건자재 순으로 영역을 확장해온 한샘은 올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게된다. 한샘은 이미 국내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부억 및 인테리어 가구보다는 타일이나 바닥재 등 건자재 사업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양하 한샘 회장
최양하 한샘 회장
최양하 한샘 회장(사진)은 지난 2일 개최한 시무식에서 "제2의 삼성과 같은 회사가 각 분야에서 나와야 한다면 우리에게는 가슴 벅차고 도전적인 과제임에 틀림없다"며 "올해와 같은 어려운 여건에도 건자재 패키지사업, 중국시장 진출이라는 신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자재 패키지는 창호나 조명 등 욕실부터 마루까지 다양하게 쓰이는 건자재를 특정한 콘셉트로 묶어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고객 스스로 부엌, 바닥재, 몰딩, 조명, 가구 등 여러 제품을 개별적으로 선택해야하는 불편을 줄이고, 한샘이 마련한 10종의 패키지 중 개성과 평형대에 맞는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게 만든다는 게 한샘이 추구하는 패키지사업의 골자다.

한샘은 이러한 건자재 패키지사업을 강화할 목적으로 지난해 상반기 건자재 시공관리 자회사 '한샘서비스투'를 설립했다. 지난해 1월 한샘으로부터 9억 원을 현금출자받은 한샘서비스투는 올해 3분기까지 53억 원의 매출을 거둬들이며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중이다.

업계선 노후주택 증가 탓에 집 수리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한샘의 선택이 시의적절하다고 여긴다. 한샘의 고객층은 크게 B2B(기업 간 거래)로 구분되는 아파트 건설업체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영역의 이사·리모델링 수요자 등으로 나뉘는데, 건자재 패키지사업은 이 중 B2C 영역에 방점을 뒀다는 평가다.

다만 기존 건자재 시장에는 이미 KCC와 LG하우시스, 동화기업 등이 자리를 잡고 있어 한샘의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해당 기업들은 건자재 시장의 B2C 성장세에 주목해 창호, 마루 등의 건자재 품질보증기간을 연장하는 등 사후서비스(AS)를 강화하고 나섰다.

한샘은 자사가 구축해 놓은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효율성을 도모하겠다는 포부다. 2000년대 후반부터 건자재 사업의 터를 닦기 시작한 한샘은 한샘플래그샵, 키친&바스대리점, 리하우스제휴점 등의 유통 채널을 마련하며 해당 사업부문에 투자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는 150~300평(약 496㎡~992㎡) 규모의 리하우스(건자재 대형전시장) 2곳을 인천시 남동구와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에 오픈했다.

한샘 관계자는 "리하우스 네트워크를 활용해 건자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건재 패키지 상품의 판매 건수가 전년대비 3배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단품이 아닌 패키지형 제품이 강세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한샘 최근 5년 실적 추이(크기 수정)

한편 지난해 한샘은 주춤한 성장세를 보여 분위기 전환이 절실한 시점이다. 최근 3년간(2013~2015년) 평균 약 3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던 한샘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1조 3769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0.8% 외형 성장하는 데 그쳤다. 수익성 역시 뒷걸음질쳤다. 지난 2015년 9%에 육박했던 영업이익률은 올 3분기 7.5%를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1%포인트 줄었다.

최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난 3년간의 고성장 뒤에 지난해에는 성장통을 겪었다"며 "신규사업의 준비는 도약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샘은 건자재 패키지사업 강화 이외에도 중국 공략을 시작할 방침이다. 올해 7월 중국 상하이 중심가에 연면적 1만㎡(3,025평)의 직영매장을 열 계획이다. 한샘은 중국 현지 판매법인, 투자회사 등에 올해 말까지 총 85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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