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신창이 된 롯데, 또 '면세점 의혹' 檢 조사받나 특검 '뇌물죄' 정조준, 미르·K스포츠 '최순실 모녀' 지원 후폭풍
길진홍 기자/ 장지현 기자공개 2017-01-16 15:44:48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6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는 피해자일까 아니면 '최순실 국정농단'의 수혜를 입은 뇌물죄 대상인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 중인 특검의 칼날이 시시각각 롯데를 조여오고 있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특검은 빠르면 이번 주 롯데에 대한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미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신변을 확보한 데 이어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회장 등 총수일가를 비롯한 주요 임원에 대한 소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동빈, 대통령과 독대 전 추가 면세점 결정"
롯데의 주요 혐의는 면세점 추가 선정과 관련한 대가성 뇌물죄로 요약된다. 롯데는 계열사를 동원해 미르와 K스포츠재단에 추가로 45억 원을 출연했으며, 이후 70억 원을 추가로 출연했다가 돌려받았다.
특검은 잇단 재단 출연이 시내면세점 선정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의 면세점 사업자 선정과 재단출연간 연결고리를 찾아내는 게 수사의 핵심이다. 현재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내려진 상태다.
우선 지난 2015년 11월 면세점 심사와 관련해 뇌물죄 혐의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2015년 10월 계열사를 통해 미르 재단 출연을 약정했다. 하지만 한 달 후 2차 면세점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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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 대해서는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롯데와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추가 선정은 대통령과 독대 전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2차 면세점 선정 후 잡음이 확산되자 면세경쟁력 약화와 고용 문제 등을 이유로 제도 개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정부 주도의 면세점 제도개선 TFT에서 '시내 면세점 추가 방안'이 포함된 제도개선 공청회 개최 계획이 독대 이전인 지난해 3월 8일 발표가 났다. 대통령을 만나 이미 결정된 사항을 청탁할 이유가 없었다는 게 롯데 해명이다.
롯데는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추가로 출연한 것과 관련해 강압에 의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사업 계획의 구체성과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감액 등을 요구했으나, 기업 활동 불이익을 우려해 어쩔 수 없이 요구 금액을 전부 출연했다는 설명이다.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6일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K스포츠 출연 결정은 고인이 된 이인원 부회장이 내렸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그룹은 출연금 70억 원을 비자금 압수수색 직전인 지난해 6월 모두 돌려받았다.
◇잘못 꿴 첫 단추, 의문투성이 롯데 면세점 탈락
면세점 추가 선정 논란이 최순실 국정농단의 중심에 선 가운데 롯데의 면세점 탈락 의혹도 다시 재조명되고 있다. 당초 불투명한 면세점 심사가 빌미를 제공했다는 여론이 적지 않다.
2015년 12월 서울 잠실 월드타워점 특허기간 만료를 앞두고 관세청은 11월 재승인 심사를 진행했다. 신세계, 두산, SK네트웍스가 도전장을 던졌고 결국 특허권은 ㈜두산 두타면세점이 가져갔다. 관세청은 당시 별도의 심사 점수표를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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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3차 면세점 심사에서 드러난 월드타워점의 점수는 800.1점이다. 1위를 기록한 현대백화점면세점(무역센터점)과는 1.4점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면세점 운영, 재무역량, 사회기여도 측면에서 경쟁사들을 압도적으로 제치고 고득점을 올렸다. 그 사이 심사위원들이 바뀐 점을 감안해도 월드타워점의 탈락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월드타워점은 1989년 1월 잠실점으로 개장해 28년 동안 운영된 매장이다. 2015년 매출 5842억 원을 냈다. 면세점사업에 처녀 출전한 두산은 지난해 5월 동대문 두타에 면세점을 연 뒤 3분기까지 5개월 동안 매출 418억 원, 영업손실 27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허권 수성에 실패한 기존 사업자에 비해 신규 사업자의 매출이 턱없이 모자란 셈이다.
정부가 정량화된 객관적인 지표를 무시하고, 외부 요인 등 정치적인 잣대로 면세점 심사를 진행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대목이다. 신규 사업자들에 대한 역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이유다.
특검은 면세점 추가 선정 의혹과 관련해 관세청 등으로부터 일체의 자료를 제출받아 조사 중이다. 면세점 추가 선정 조사와 병행해 2015년 11월 2차 면세점 심사를 맡은 위원 현황과 업체별 평가 점수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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