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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실무부서장 사실상 대기발령 조치 [육류담보대출 사기 사건]타 금융사와 다른 행보

윤 동 기자/ 안경주 기자공개 2017-01-19 10:22:11

이 기사는 2017년 01월 18일 1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생명보험이 육류담보대출의 실무부서 전 책임자를 사실상 대기발령 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피해 금융회사들의 책임자들이 사고수습에 나선 것과 대조된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전 융자팀장이었던 A씨는 현재 회사 업무에서 제외돼 사실상 대기발령 상태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동양생명 융자팀은 수년 동안 육류담보대출을 전담했으며, 현재 대규모 연체 사건을 초래한 부서로 꼽히고 있다.

A씨는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융자팀장을 역임했으며 이후 자산운용본부로 이동해 채권추심 업무를 맡았다. 그러나 이달 초 육류담보대출 연체 사실이 회사 외부에 알려진 뒤 HR팀으로 전격 이동했으며 지금은 업무를 맡지 않은 상태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현재 A씨 자리에는 내선전화도 없다"며 "A씨는 회사에 드문드문 출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대기발령 조치와 다름없는 상태다.

앞서 동양생명은 지난달 28일과 이달 2일 두 차례 공시를 통해 지난해 말 기준 육류담보대출 잔액은 3803억 원이며, 이 중 연체금액은 2837억 원이라고 밝혔다. 또 육류담보대출 관리과정에서 담보물 창고검사 중 부분적으로 담보물에 문제가 발견돼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동양생명 측에서는 A씨의 인사이동에 대해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동양생명 안팎에서는 금감원 검사 탓에 사실상 대기발령 상태에 놓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금감원은 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관련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은 동양생명이 담보 확인과 대출금 관리에서 소홀함이 없었는지를 중점적으로 검사하고 있으며,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업무를 맡았던 임직원들에게 징계 조치를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A씨 후임으로 동양생명 융자팀장을 맡은 중국인 왕린하이 팀장은 이러한 인사 조치 없이 실무를 맡고 있다. 대출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한 육류담보대출 특성상 왕린하이 팀장이 실무를 맡은 지난해 6월 이후로도 많은 대출이 실행됐다.

동양생명의 이 같은 인사 조치는 다른 피해 금융사와의 대응과도 상반된다. 대부분 피해 금융사의 육류담보대출 담당 직원은 현재 현장조사 및 피해 수습에 나서고 있다.

이는 이번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이 육류유통회사와 냉동창고업자 등의 공모에 의해 발생했기 때문이다. 피해를 사전에 알고 대출을 해줬다기 보다 사기를 당한 만큼 문책의 소지는 있지만 우선 사고 수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동양생명처럼 대기발령과 유사한 인사 조치가 나타나지 않았다.

육류담보대출에 연관된 한 금융사 관계자는 "대부분 육류담보대출의 실무부서 책임자는 현재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현장에서 뛰고 있는 상태"라며 "대기발령 등은 전혀 고려한 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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