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의 삼성물산 EB, 최순실 게이트에 또 발목 합병 특검 조사, 투자자 모집 부담…12만 원대 주가 여전
이길용 기자공개 2017-02-08 08:22:01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3일 1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가 추진했던 삼성물산 지분 교환사채(EB) 발행이 더욱 지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주가가 하락하면서 한 차례 발행을 연기했던 KCC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이 특검의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EB 투자자 모집이 수월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물산 주가마저 12만 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올해 상반기까지는 EB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KCC는 지난해 말 JP모간, HSBC, 도이치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7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 EB 발행을 추진했다. 법률자문사는 발행사 김·장 법률사무소, 주관사 세종이 선정됐다.
지난해 10월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삼성전자 이사회에 제안 서신을 보내면서 KCC는 삼성물산 EB 발행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서신에는 삼성전자를 지주사와 사업회사로 분리하고 보유 현금 30조 원을 특별 배당하라는 내용이 핵심이다. 삼성그룹 지주사 개편 시나리오가 탄력을 받으면서 보유 계열사 지분이 많은 삼성물산 주가는 17만 원을 넘보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가 곧바로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KCC는 지난해 말 발행을 포기하고 연초 주가 회복 후 발행을 재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고 특검이 2015년 있었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대해 전반적인 수사를 진행하면서 EB 발행은 더욱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교환사채의 경우 교환주식의 프리미엄은 국내보다는 해외 투자자들이 후하게 쳐주는 경향이 있다. 다만 정치적인 이슈나 부패 등 해당 기업의 이슈에 대해서는 국내보다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어 사태가 일단락되기 전까지는 투자 수요를 구하기 힘들다는 전언이다. KCC는 올해 상반기까지는 삼성물산 EB 발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해당 작업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의 주가가 여전히 12만 원대에 머물러 있어 KCC가 원하는 수준의 가격에는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게다가 KCC는 국내 신용등급이 AA(안정적)으로 평정받고 있어 재무상황이 우량한 회사다. 자금이 급한 곳이 아니라 가장 우호적인 조건이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EB 발행이 지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KCC는 자금 사정이 좋아 삼성물산 지분을 급하게 처분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물산과 관련된 제반 사정과 주가가 받쳐주지 않는다면 EB 발행이 계속해서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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