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2월 14일 07시5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1호 서울 시내 면세점인 동화면세점의 처지가 처량하다. 44년의 전통도, 뛰어난 면세점 입지도, 최대 실적 발표도 공수표처럼 의미없어 보인다. 동화면세점 주주 그 누구도 주인되기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기존 최대주주인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은 2013년 동화면세점 경영권 지분을 담보로 호텔신라 측으로부터 700억 원이 넘는 거금을 빌렸다. 지난해 상환 기한이 다가오자 김 회장은 돌연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상환 자금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것이 김 회장 측 주장이다.
수 십년 간 일궈온 회사를 빼앗길 처지에 놓였지만 김 회장 측은 무척 담담했다. 계약 내용에 따라 이제 동화면세점 주인은 호텔신라임을 선언했다. 더 나아가 호텔신라가 새주인이 되면 동화면세점이 더 좋은 회사가 될 거라고 조언한다.
반면 호텔신라는 이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다. 떼인 돈을 받아내는 것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동화면세점 경영권은 부담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합의가 쉬워보이지 않는다. 계약서 조항에 대한 해석도 다르다. 법적 다툼까지 예견되는 이유다.
낙동강 오리알이 된 동화면세점의 처지만 우습게됐다. 더 나아가 경영권 프리미엄이 없는 기업, 시내 면세점 경쟁의 패배자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유무형의 기업가치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신뢰가 생명인 유통기업에게는 치명적이다.
김 회장 측은 이달 초 면세 사업 포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동화면세점의 경쟁력을 한껏 치켜세웠다. △경쟁 면세점에 없는 명품 브랜드가 많고 △광화문 사거리라는 최고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7336㎡의 넓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되묻고 있다. 이렇게 좋은 동화면세점과 경영권을 왜 포기하느냐고, 이 기업을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느냐고 말이다.
한 때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던 동화면세점은 불과 한 달 새 미운오리새끼로 전락했다. 주주들간의 공방이 치열해질수록 그 상처는 온전히 동화면세점과 직원들, 협력업체의 몫이 되고 있다. 불행히도 그 비극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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