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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안전, '최기의 상임이사' 수용할까 일부 주주들, 이사 비중 확대 부담으로 고민

안경주 기자공개 2017-03-30 09:50:00

이 기사는 2017년 03월 29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기의 전 KB국민카드 사장이 현금수송업체 한국금융안전 상임이사로 선임될 수 있을까. 대주주 청호이지캐쉬가 한국금융안전 경영권 확대의 일환으로 최 전 사장을 상임이사 후보로 추천하면서 다른 주주들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청호이지캐쉬는 2015년 최 전 사장을 한국금융안전 사장(대표이사)으로 추천했으나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좌절됐다. 이번엔 상임이사로 방향을 바꿔 최 전 사장 카드를 또다시 꺼내든 셈이다. 다만 이달 임기가 끝난 이병록 사장을 대신해 최 전 사장을 상임이사로 선임한 후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기려고 한다는 점에서 과거 대표이사 추천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금융안전은 빠르면 다음주 주주협의회와 이사회를 열고 청호이지캐쉬가 제안한 상임이사 후보 추천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청호이지캐쉬는 최기의 전 KB국민카드 사장을 상임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이사회 관계자는 "아직 이사들의 일정이 조율되지 않아 구체적인 회의 날짜가 정해지지 않았다"며 "통상 일주일 전에 회의 날짜를 통보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주는 어렵고 빠르면 다음주께 열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청호이지캐쉬는 이달 28일로 임기만료된 이병록 사장을 대신해 최 전 사장을 대표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선 한국금융안전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거쳐 최 전 사장이 상임이사로 우선 선임돼야 한다.

주주협의회는 대표이사와 상임이사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주주협의회는 대주주 청호이지캐쉬(지분율 37.05%)를 비롯해 우리은행(15%), KB국민은행(14.96%), 신한은행(14.91%), IBK기업은행(14.67%)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멤버 7명 가운데 대표이사와 청호이지캐쉬측이 추천한 기타비상무이사 1명을 제외한 5명이 주주협의회 멤버라는 점에서 주주협의회를 통과하면 이사회도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구조다.

청호이지캐쉬는 '최기의 상임이사' 카드가 주주협의회와 이사회를 통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사회 기타비상무이사이자 주주협회의 멤버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고심 중이다. 특히 최 전 사장이 상임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 구성멤버 가운데 청호이지캐쉬 측 인사의 비중이 늘어난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이사회 A 이사는 "최 전 사장의 상임이사 선임은 결국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염두해 둔 것"이라며 "이사회 구성멤버에서 청호이지캐쉬측 인사가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나고 회사(한국금융안전)에 대한 장악력이 커진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장의 임기가 끝났지만 신임 사장을 선임할 때까지 대표이사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직무대행 체제로 바꿔야할 이유도 크지 않다"며 "이사회 멤버들과 논의를 해봐야 (상임이사 선임과 관련한) 방향을 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최 전 사장은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2015년 2월 해임권고 상당의 제재처분을 받았다. 정보유출 사건이 불거지기 전인 2013년 7월에 퇴임했지만 금융위원회는 최 전 사장이 대표로 재직 당시 책임도 있다고 판단해 징계를 내렸다. 이 때문에 최 전 사장이 5년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일할 수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이사도 있다.

이사회 B 이사는 "한국금융안전이 현금수송회사로 금융회사로 분류되지 않지만 은행 등 금융회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카드사 정보유출 사태로 징계를 받은 인사를 상임이사로 선임하는 것은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청호이지캐쉬가 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한 검토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사회 C 이사는 "청호이지캐쉬는 지분 37.05%를 보유한 대주주라는 점에서 (상임이사 추천을) 무작정 반대하기 어렵다"며 "추천인(최 전 사장)을 보고 최종 판단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청호이지캐쉬는 신임 사장 선임이 빠르게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이사 직무대행 체제로 바꿔 경영공백을 줄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청호이지캐쉬 관계자는 "이 사장의 임기가 만료된 만큼 자리를 공석으로 둘 수 없고, 다른 주주들과 공감대가 형성된 신임 사장을 선임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한국금융안전 운영을 위해 상임이사이자 직무대행으로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분을 추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최 전 사장 징계에 따른 취업제한 대상 회사는 아닌데다 정보유출의 경우 코리아크레딧뷰(KCB) 직원의 계획적인 범죄였던 만큼 유능한 분을 모시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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