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3월 30일 10시5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플, 알파벳(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미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다. 대표 'ICT' 기업이 아니라 말 그대로 대표 기업이다.
시가총액을 보면 자명하다. 최근 애플은 시가총액 7380억 달러를 넘어섰다. 한화로 820조 원이 넘는 규모, 우리나라 전체 예산 385조 원의 두배가 넘는다. 2위 알파벳(구글)도 시총 5700억 달러, 한화로 600조 원을 웃돈다. 마이크로소프트(4965억 달러, 500조원) 아마존 (4055억 달러, 440조원) 페이스북 (3964억 달러, 430조원)도 한국 국가 예산보다 많은 액수의 기업가치를 뽐낸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홍콩에 상장돼 있는 텐센트의 시가총액은 285조 원이다. 뒤를 잇는 알리바바는 280조 원에 달하는 몸값을 자랑한다. 알리바바는 뉴욕에 상장돼 있긴 하지만 중국 대표기업으로 손꼽힌다. 신생 회사인 두 곳은 이제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됐다.
미국은 전통적으로 금융업과 에너지 사업이 강했다. 전세계 금융 시장을 주름잡는 게 미국의 투자은행이고 에너지기업이었다. 돈과 에너지로 세상을 쥐락펴락했다. 그랬던 미국이 변했다. 미국 경제는 이제 기술 기업, ICT 기업이 주도한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미국의 자본시장에서 이들 ICT기업들이 차지하는 위상이다.
중국은 국영 기업 중심의 경제 체제였다. 여전히 국영 기업의 파워가 강하긴 하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 텐센트나 알리바바를 제외하면 국영 기업과 은행이 여전히 많다. 시총 3위 이하 기업들은 공상은행(256조원) 페트로차이나(244조원) 건설은행(225조원) 중국은행(172조원) 시노펙(112조원) 등이다. 하지만 신흥 ICT 기업이 이들을 앞지른 것이 의미있다. 국영기업 중심의 경제 체제가 기술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대목이다.
한국은 어떤가.
한국의 증권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는 삼성전자다. 2001년 한국통신을 제친 이후 17년간 삼성전자는 시총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 최근 시가총액은 290조 원을 기록했다. 현대자동차(시총 36조원)와 SK하이닉스(35조원)가 뒤를 잇는다. 시총 4위는 삼성전자우선주(33조원)고 뒤를 이어 한국전력(30조원)이 자리하고 있다. 여전히 대기업 전통 기업이 시총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6위쯤 돼야 네이버를 발견한다. 네이버 시총은 28조원 수준이다. 7~10위 기업들도 삼성물산(26조원) 현대모비스(24조원) 포스코(24조원) 신한지주(22조원) 등 전통 기업들이다.
시가총액 10위 안에 이름이 올라 있는 신흥 ICT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 그것도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십분의 일이다. 미국 중국의 대표기업과 비교하면 보이지도 않는 숫자다.
ICT산업을 흔히 미래 산업이라고 한다. 미래에 각광을 받을, 4차 산업혁명과 미래를 준비하는 산업이다. 20년 전부터 계속 읊어대던 레퍼토리다.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준비 중이다.
20년간 몇번의 정권이 바뀌었다. 정권마다 미래 산업을 키우고 벤처를 키운다고 했다. 벤처육성, 녹색성장, 4차산업혁명, 스마트 혁명, 창조경제까지 표현은 달랐지만 모두 미래를 키우겠다고 다짐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엔 미래창조과학부란 거창한 이름도 붙였다. 창조경제혁신센터까지 여기저기 세우고 '미래'를 육성하려 했다.
하지만 미래부 4년 동안, 앞선 20여년의 미래산업 육성 노력이후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ICT기업은 탄생하지 못했다. 모바일결제는 규제에 가로막히고 게임산업은 셧다운에 가로막혔다. 한쪽에선 육성한다고 했지만 한쪽에선 규제의 칼날이 높았다.
최근 탄핵정국과 함께 공무원 사회가 마비되자 어느해보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됐다는 소리가 들린다. 정부가 지나치게 관여해선 미래산업 육성은 기대하기 힘들다. 정부 주도의 미래 산업 육성 노력이 없어져야 진짜 미래 산업이 클 수 있다. 미래부는 해체하고 신성장동력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야 한다. 그 돈을 투자해 우수 인재를 키우고 대학을 키우는 게 더 나을지 모른다. 구글과 텐센트는 그런 토양에서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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