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05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케이뱅크 출범식. 케이뱅크를 상징하는 코럴색 티셔츠를 맞춰입은 초대 손님들이 입장했다. 연단이 가장 잘 보이는 맨 앞 줄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 그 곁으로 황창규 KT 회장이 앉았다. 상석을 차지한 정치권 인사에게 밀려 대다수의 주주사 관계자는 뒷줄에 앉아야 했다.행사가 시작하기 무섭게 초청 인사의 소개가 이어졌다. 스무명 남짓의 사람들이 순서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시간 관계상' 출자 지분이 적은 주주사 대표들은 인사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축사와 격려사가 이어졌다. 이진복 정무위원장을 시작으로 민병두 의원, 김용태 의원, 김한표 의원, 김관영 의원이 순서대로 축사를 전했다. 은산분리 규제를 향한 대동소이한 소회를 풀어놓으며 케이뱅크를 격려했다.
임종룡 위원장의 격려사와 황창규 KT 회장의 축사가 끝나니 20여 분이 훌쩍 지났다. 10여 분의 영상 축전 이후 겨우 시작된 프레젠테이션은 충분한 여운을 줄 틈도 없이 끝나 버렸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역력했다. 씁쓸한 출범식의 단면은 케이뱅크의 현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임종룡 위원장은 케이뱅크를 가리켜 '산고 끝에 태어난 옥동자'라고 표현했다. 각종 규제와 정치적 이슈를 줄타기하며 설립된 인터넷은행에 대한 뼈 있는 소회다.
당장 대주주를 자청한 KT는 은산분리 규제에 막혀 발이 묶였다. 현행법상 비금융주력사업자는 은행지분을 최대 10%까지 밖에 보유할 수 없다. 차등적 유상증자는 법을 위반할 수 있어, 대규모 자금 수혈을 통해 은행의 기초체력을 확보한다는 청사진은 제동이 걸렸다.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계류 법안에 희망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인터넷은행 서비스는 초반 흥행에도 불구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기존 은행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혁신의 기치로 치열한 고민을 할 때다. 상황에 떠밀려 본말이 뒤바뀐 케이뱅크의 상황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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