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성 강조' 미래에셋, 캐피탈 '대표·이사회의장' 겸직 왜? [지배구조 분석]증권·자산운용과 다른 행보..."외형확장 전략적 판단"
원충희 기자공개 2017-04-11 10:05:20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0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책임경영과 독립성을 위해 이사회 의장 자리를 외부에 개방키로 한 미래에셋그룹이 정작 사내이사인 미래에셋캐피탈 김승건 대표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했다.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대우 등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로 교체한 것과는 다른 행보다. 지난해부터 자동차금융, 신기술금융 등을 본격 시작한 미래에셋캐피탈은 한창 사업을 확대하는 중으로 대표이사·이사회의장 겸직체계가 적합하다는 게 미래에셋 측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김승건 대표를 이사회 의장으로, 정경운 사외이사를 선임 사외이사로 임명했다. 김 대표는 다년간 미래에셋캐피탈 최고경영자로 재직하면서 축적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이사회 운영을 원활히 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게 선임 사유다.
이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대우 등 그룹 내 계열사들과 다른 행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1월 이사회 독립성 강화를 위해 주요 계열사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게 맡기기로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사외이사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미래에셋대우는 사외이사인 황건호 전 금융투자협회장 등을 이사회 의장으로 각각 선임했다.
작년 8월 실시된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 따른 조치다. 이 법규에는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사내이사가 될 경우 사외이사 중 선임 사외이사를 두도록 돼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이에 맞춰 주요 계열사 이사회 의장을 순차적으로 교체할 계획이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래에셋캐피탈의 경우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기존 체계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캐피탈 관계자는 "지난해 신규 사업을 본격 시작하면서 한창 외형을 확대하는 중이어서 대표이사·이사회의장 겸직이 적합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바이오투자 등 신기술금융, 자동차 할부·리스업 확대를 본격화함에 따라 빠른 경영판단과 이사회 의결을 위해선 사내이사가 의장이 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설명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작년 11월 도이치모터스의 자회사 도이치파이낸셜의 유상증자(300억 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자동차할부금융 시장에 신규 진출했다. 신기술금융도 국내 대기업과 미래에셋그룹의 매칭펀드 형태로 신 성장투자조합을 설립·운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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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해 말 현재 총자산 2조 1073억 원(별도재무제표)으로 규모 면에선 중소형 캐피탈사 수준이나 그룹 내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계열사다. 작년 말 기준으로 미래에셋대우 지분 18.1%를 보유한 1대주주, 미래에셋생명 지분 19.01%를 가진 2대주주이기도 하다. 이를 포함해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면 미래에셋캐피탈의 총자산은 86조 4030억 원에 달하고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주요주주는 박현주 그룹 회장(지분율 34.32%), 미래에셋자산운용(29.53%), 미래에셋컨설팅(9.98%), 미래에셋펀드서비스(9.49%) 등 대주주와 특수관계사들이다. 김승건 미래에셋캐피탈 대표는 미래에셋컨설팅의 대표이사를 겸직하고 있을 정도로 경영 연계성도 높다. 지분구조상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통해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 등 그룹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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