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4월 12일 10: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중국과의 외교 마찰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중국 매출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 업계가 직격탄을 맞는 모양새다. 주요 면세점 업체의 중국인 매출 의존도는 60%가 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사드 배치로 매출이 반토막 날 것이란 업계의 우려가 기우는 아닌 셈이다.호텔신라 역시 예외는 아니다. 여타 면세업체들과 마찬가지로 중국향 매출 감소를 걱정해야하는 처지다. 하지만 호텔신라에게는 믿는 구석이 있다. 해외 거점 확보가 그것이다.
호텔신라는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인천공항과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공항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 모두 면세 사업을 하고 있다. 홍콩공항은 최근 영업권을 따내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3대 거점 영업이 모두 정상화되면 해외에서만 1조 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중국 의존도 역시 상당 부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신라 해외 거점 확보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다.
호텔신라가 해외 진출로 항상 재미를 봤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실패를 더 많이 맛봤다. 창이공항 사례가 대표적이다. 호텔신라는 2012년부터 싱가포르 면세사업에 15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지난해까지 1400억 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적자 사업구조가 고착화되면서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진 상태다.
하지만 호텔신라는 뚝심있게 해외 진출 계획을 실행해 나갔다. 창이공항 턴어라운드를 위해 지속적으로 신규 자금을 수혈했고 새롭게 홍콩공항 면세점 영업권도 따냈다.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긴 호흡을 갖고 앞으로 전진했다.
근성으로 키워낸 해외 거점은 이제 호텔신라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실제 사드 배치와 같은 돌발변수는 오히려 호텔신라를 돋보이게 해주는 이벤트가 됐다.
물론 수익성 확보는 여전히 큰 숙제다. 향후 몇 년간 호텔신라에게 큰 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다. 호텔신라의 그 험난한 도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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