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명 케이뱅크 선임 사외이사의 못 다 이룬 꿈 [금융 人사이드]우리은행 부행장·행장 도전서 고배...1호 인터넷뱅크 중심추로
신수아 기자공개 2017-04-13 09:40:00
이 기사는 2017년 04월 12일 15: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뱅크의 선임사외이사로 오순명 이사가 낙점 됐다. 선임 사외이사는 대표이사를 견제하는 이사회의 중심축이다.오 이사는 요직을 거친 흔치 않은 여성 금융인으로 현업과 당국 이슈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인사로 여겨진다. 우리은행의 수장을 꿈꿨던 베테랑 금융인은 국내 1호 인터넷은행의 중심에서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케이뱅크의 초기 이사회 윤곽이 드러나며 가장 주목받았던 인물 중 한명은 바로 오순명 사외이사다. 오 이사는 2013년 금감원 2대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을 지낸 인물. 정통 금융인인데다 당국에서 소비자보호 업무도 담당한 경험을 바탕으로 케이뱅크의 첫 도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받았다.
특히 오 이사는 이사회 가운데 '선임' 사외이사로 중심축 역할을 맡게 됐다. 선임 사외이사는 견제구 역할이다. 다수의 경우 이사회 의장은 사외이사가 맡지만, 만약 사내이사가 의장직을 겸직할 경우 이를 감시·견제할 목적으로 '선임 사외이사'를 선정한다. 이때 사외이사 가운데 가장 연장자가 맡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실제 오 이사는 6명의 사외이사 가운데 1955년 생으로 최연장자다. 현재 케이뱅크의 이사회의장은 심성훈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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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이사를 설명하며 우리은행과 막역한 인연을 빼 놓을 수 없다. 그는 1978년 우리은행의 전신 중 한 곳인 상업은행에 입행한 이후 30년을 은행원으로 살았다.
오 이사는 우리은행에 몸 담으며 연희동지점장, 인천영업본부장을 거쳤다. 당시 영업실적 기준 전국 1위를 달성하며 여성 부행장의 꿈을 키운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오 이사에게 그 꿈을 허락하지 않았다. 지난 2011년 부행장 승진 인사에서 탈락했고 이후 우리모기지의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년 후 오 이사는 2대 금융소비자보호처 처장으로 임명되며, 금융감독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12년 만의 금융업계 출신 인사이자 동시에 금융감독원 내 유일한 여성 임원이라는 점 때문에 당시 세간의 관심은 높았다. 하지만 2년 여의 임기 이후 환갑에 접어든 오 이사는 낙향을 선택했다.
오 이사가 다시 언론의 주목을 받은 것은 올 초 우리은행 차기 리더를 뽑는 자리였다. 못 이룬 우리은행 부행장의 꿈을 다시 꺼내든 그는 이번엔 우리은행장 자리에 도전했다.
하지만 후보 자격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원자격을 5년 이내의 우리은행, 우리금융지주 및 계열사의 전·현직 임원으로 못박았다. 오 이사가 대표를 지낸 우리모기지는 우리피앤에스(P&S)가 지분 95.5% 가지고 있고 나머지 지분은 우리은행이 출자한 회사로, 우리P&S는 우리은행의 행우회에서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우리모기지는 사실상 우리은행 행우회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끝끝내 우리은행은 오 이사의 꿈을 허락하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은행과의 인연은 인터넷은행으로 이어졌다. 오 이사는 우리은행이 주주로 참여한 케이뱅크의 초기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현업과 당국 이슈를 두루 경험한 오 이사는 케이뱅크 성장의 밑거름을 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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