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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철수' 이마트, 6200억 허공으로 [Company Watch]02년 이후 투자액 7100억…회수금+장부가 900억

박창현 기자공개 2017-06-02 07:38:49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1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마트가 중국사업 철수를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그간의 투자 성적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02년 이래 이마트는 중국법인에만 총 7000억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일부 회수한 자금과 현재 장부가액을 다 합쳐도 1000억 원이 채 안 된다. 결과적으로 6000억 원이 넘는 값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됐다는 평가다.

이마트는 1997년 상해이매득초시유한공사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실제 2009년까지 대형마트 운영 중국법인을 10개까지 늘린다. 수천억 원의 자금을 투입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늘렸지만 초기 비용 탓에 흑자 수익구조를 구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마트는 신세계백화점과 분리되던 2011년에 중국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섰다. 먼저 영업 손실 부담을 줄이고 신규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상주신세계이매득상업발전유한공사 등 5개 중국 현지 법인을 매각한다. 또 남은 6개 법인에 대해서는 일부 투자금을 손실처리한다.

이마트는 매각 대상이 된 5개 중국법인에만 총 989억 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매각을 통해 회수한 자금은 227억 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금과 회수자금 간 차액은 그대로 손실로 반영됐다. 여기에 남은 6개법인에 대해서도 전체 투자금 중 1189억 원은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 손상차손으로 인식했다. 2011년 한 해 동안 1950억 원을 중국사업 구조조정 비용으로 처리한 셈이다.

고강도 구조조정까지 단행하며 심기일전에 나섰지만 그 이후로도 반등 기회를 잡지 못했다.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이 워낙 치열한데다 국내와 달리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한 비용 관리 시스템이 정착되지 못하면서 적자 사업구조가 고착화됐다.

이마트

실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 간 이마트 중국법인의 통합 실적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2년 당시 4577억 원에 달했던 매출은 지난해 3분의 1수준인 1680억 원에 그쳤다. 사드 배치로 촉발된 외적 돌발변수로 인해 실적 하락 폭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순손실 행진 또한 계속됐다. 이마트 중국법인들은 최근 5년 동안 순이익을 기록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누적된 순손실액만 2800억 원이 넘는다.

더 이상 손 쓸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자 결국 이마트는 중국 철수 결정을 내린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직접 나서서 중국 시장 완전 철수를 선언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해 각종 규제로 해외 기업을 압박하고 있는 데다, 최근 사드 보복 사태로 경영 환경이 더 악화되자 사업 철수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현재까지 상해이매득초시유한공사 등 총 5개 중국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현지법인에 투입된 자금은 4637억 원이 넘는다. 여기에 작년 이미 청산한 천진이매득초시유한공사 투자비까지 포함하면 투자금은 6100억 원까지 불어난다.

반면 올해 3월 말 기준 이들 현지법인에 대한 장부가액은 683억 원이 전부다. 수 년간 적자가 쌓이면서 투자 회수 가능 금액이 현격히 줄어들었고, 그 손실액이 장부가액에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금과 장부가액 간 차액을 이마트가 고스란히 손실로 떠안게 된 모양새다.

더 거슬러 올라가 이마트가 1997년 이후 중국현지 법인에 순수하게 투입한 자금만 총 7098억 원에 달한다. 2011년 당시 5개 법인을 처분하면서 227억 원은 회수했다. 작년에는 천진이매득초시유한공사를 청산하면서 7억 원이 들어왔다. 또 이번에 남은 5개 법인을 장부가액 수준으로 정리한다고 가정하면 추가로 683억 원을 확보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투입금액 7098억 원, 회수 가능금액 917억 원, 투자 손실 6180억 원이라는 투자 성적표가 나온다.

이마트 관계자는 "중국 사업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철수 시기와 방식에 대해서는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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