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株' AK홀딩스 사고 애경유지 팔고 [기로에 선 LCC]④2대주주 4.6% 대량매도 '주가 출렁', 투자자 유치 찬물
이효범 기자공개 2017-06-20 09:50:00
[편집자주]
재무구조가 부실한 항공사에 대해 면허 취소까지 검토한다는 정부 방침에 항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해외여행객 급증과 저유가 등에 힘입어 고속성장을 이어온 저비용 항공사(LCC)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LCC는 외형성장에도 불구 불안한 재무구조가 늘 생존을 위협하는 불씨가 되고 있다. 개별 LCC의 실적과 수익 구조, 재무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6월 09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 대주주들이 보유 주식을 두고 상반된 거래 행보를 보이고 있다. 1대 주주인 AK홀딩스와 주요 경영진들이 주식을 사들이면서 주가 상승 기대를 불어넣은 반면 2대주주인 애경유지공업은 주식을 처분해 현금화했다.AK홀딩스는 1분기 제주항공 주식 18만 8175주를 71억 5560만 원을 들여 장내에서 매입했다. 지분율은 56.36%에서 57.07%까지 올랐다. 이 외에도 안용찬 제주항공 부회장을 비롯한 제주항공 임원들도 장내매수와 스톡옵션 등을 행사해 주식을 매입했다.
AK홀딩스와 제주항공 경영진들이 이처럼 주식을 사들인 이유는 실적 개선을 통해 주가를 부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경영진의 주식 매입은 지배력 확대와 무관하다"며 "투자자들에게 실적 증대 의지를 보여 준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2015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주가는 한 때 장중에서 5만 원을 웃돌았으나 2016년을 전후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유류비와 환율 상승 우려, 사드 정국으로 인해 중국인들의 국내 여행이 제한되면서 제주항공 성장에 대한 시장 우려가 증폭됐다. 또 예상하지 못한 정비비 증가 등도 실적 걸림돌로 작용했다. 결국 2016년 말까지 제주항공의 주가는 고점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주항공은 재무구조 개선 개요와 신규 사업 전략 등으로 투자자 달래기에 나섰다. 또 기업설명회(IR)도 적극적으로 진행하면서 실적 향상 의지를 내비쳤다. 그 결과 올 들어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그렸고 상장 당시 공모가인 3만 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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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유지공업은 이와 상반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주식시장이 마감한 이후 애경유지공업은 보유하고 있는 제주항공 지분 120만주(4.6%)를 기관투자자들에게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429억 7680만 원에 처분했다. 이로써 지분율은 6.3%에서 1.7%로 떨어졌다. 애경유지공업은 AK플라자 등 백화점을 운영하는 그룹 유통계열사다.
애경유지공업 측은 이번 매각과 관련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목적"이라고 답변했다. 작년 말 기준 자산총계 3573억 원 가운데 부채총계는 3138억 원, 자본총계는 436억 원이다. 부채비율은 720.53%이다.
시장은 애경그룹 계열사인 애경유지공업이 제주항공 지분을 처분했다는 점을 두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번 주식 매각 소식이 전해지자 제주항공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지난 8일 1주 당(종가기준) 3만 8100원이었던 주가는 이날 개장 직후 3만 6500원으로 하룻밤 사이에 1600원 떨어졌다.
이날 제주항공에는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다만 제주항공 측에서도 애경유지공업의 주식 매각 조짐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관측된다.
애경유지공업의 대량매매로 제주항공의 유통주식수는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제주항공이 지난 5월 4일 공시한 '최대주주 주식 변동 신고서'에 따르면 AK홀딩스와 애경유지공업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이 보유한 제주항공 지분은 64.74%이다. 실제 시장에서 유통 가능한 주식은 35.26%이다. 통상 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50%를 넘어서면 유통주식수가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애경유지공업의 블록딜과 관련해 "유통주식수가 소폭 늘어나는 것 외에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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