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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제주항공 투자 '잭팟'...한화도 벤치마킹? 54억 출자금 10배 넘게 뛰어, 신생 LCC 난립 부작용 우려도

이효범 기자공개 2017-04-24 08:01:19

이 기사는 2017년 04월 20일 11: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도가 보유한 제주항공의 지분평가액이 600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 설립 이후 총 54억 원을 투자했는데 수십 년 간 주식 가치가 10배 넘게 뛰었다. 제주도는 제주항공으로부터 받은 배당수익을 재원으로 추가로 주식을 매입하고 있다.

제주도의 투자 사례는 저비용항공사(LCC)를 설립하는 후발주자들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항공사 운영 경험이 없는 한화그룹도 최근 케이에어항공의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하기도 했다. 한화 측은 항공사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을 계획으로 투자 수익을 노리고 케이에어항공과 손을 잡았다는 입장이다.

◇보유 지분 7.66%, 평가액 623억 달해

제주도가 보유한 제주항공 주식 201만 2785주의 평가액은 623억 원(19일 종가기준)에 달한다. 제주항공이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 회수에 나설 경우 569억 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한다.


제주항공 주식 수 현황

제주도는 2004년 9월 제주도민의 이동 편의 향상을 위해 제주지역항공사 설립을 추진했다. 사업 파트너로는 창업주 고향이 제주도인 애경그룹과 손을 잡았다. 당시 제주도는 초기 투자금 50억 원을 출자하고 제주항공 지분 25%를 확보했다. 제주도는 제주항공이 운항면허를 취득하는데 도움을 주며 애경그룹과 공생관계를 맺었다.

제주항공이 처음부터 잘나갔던 것은 아니다. 설립 이후 2005년~ 2010년까지 영업손실을 냈다. 6년간 영업손실 합계가 743억 원에 달했다. 적자가 이어지자 애경그룹은 계열사를 동원해 제주항공에 자본을 수혈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의 지분율이 축소되기도 했다.

실적 개선이 본격화 된 시점은 2013년부터다. 앞서 2011년 흑자전환에 성공하긴 했지만 2012년 실적이 다시 악화됐다. 하지만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설립 이후 최대치를 경신했다. 국내외 여행 수요가 급증했고,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유류비 부담이 줄어든 게 주요인이었다.

제주항공은 이 같은 흐름을 타고 2015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 제주항공이 상장 전에 실시한 일반 청약에는 7조 원을 웃도는 자금이 몰렸다. 당시 배정물량 110만 주에 대해 4억 9330주의 청약신청이 몰렸고, 청약증거금만 7조 3996억 원에 달했다. 경쟁률은 448.5대 1을 기록할 정도로 흥행몰이를 했다.

제주항공의 공모가는 3만 원을 인정받으면서 주식 가치가 큰 폭으로 뛰었다. 대신 제주도의 지분율은 3.86%로 떨어졌다. 보유한 주식은 100만 주에 그쳤다.

그러나 제주항공은 설립 당시 애경그룹과 경영이 정상화되는 시점에 제주도에 주식 100만 주를 무상증여하기로 약속했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2016년 제주도에게 100만 주를 무상증여했다.

제주도는 이후 제주항공으로부터 배당수익까지 챙기면서 주식 1만 2785주를 장내에서 추가로 취득하기도 했다. 제주도의 제주항공 지분율은 지난해 말 기준 7.66%로 다시 늘어났다. 최근 제주항공의 1분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로 주가는 우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제주도가 보유한 주식평가액도 늘어났다.

제주항공 주가 추이 3

◇신생 LCC 우후죽순, 경쟁심화 땐 자금회수 난관

제주항공이 성장궤도에 오르면서 신생 LCC들도 우후죽순 생겨났다. 2016년 7월에는 에어서울이 국내 7번째 LCC로 취항했다. 이 밖에도 케이에어항공, 에어대구, 플라이양양 등 신생 LCC 들도 잇달아 시장 진출을 예고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사례는 최근 한화그룹이 투자한 케이에어항공이다.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테크윈과 한화인베스트먼트는 지난달 총 160억 원을 케이에어항공에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항공사 엔진 부품을 납품하는 한화테크윈이 투자자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연계 사업을 확대하는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한화 측은 투자 수익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항공사 운영을 염두에 둔 주식매입 아니다"며 "단순 투자 차원에서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다. 자체적으로 투자 수익이 양호할 것으로 분석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앞으로 신생 LCC들이 시장 진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LCC업계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상장사인 제주항공의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제주항공을 비롯해 티웨이항공과 이스타항공 등 후발주자들도 새로운 항공기를 도입해 외형을 확대하는 추세고, 신생업체의 시장 진입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며 "향후 유류비 부담까지 증가할 경우 운임을 올리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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