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 옛 외환은행 본사 매입 여력은 현금성자산 6125억 원, 늘어나는 부채비율 부담
김창경 기자공개 2017-06-21 06:43:00
이 기사는 2017년 06월 14일 1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영그룹이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사(옛 외환은행 본사) 매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가운데 부영그룹의 재무 여력에 관심이 쏠린다. 건물 거래가격은 9000억 원을 웃돈다. 매입 비용 마련에는 큰 무리가 없지만 늘어나는 부채비율에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EB하나은행은 을지로 본사의 새 주인으로 부영그룹을 선택했다. 부영그룹이 제시한 금액은 9000억 원대로 핵심 계열사인 부영주택을 앞세워 건물을 매입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거래에서 전체 거래금액의 50~60%를 담보대출로 조달한다. 결국 부영그룹은 을지로 본사 매입에 4000억~5000억 원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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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의 자금력은 양호하다. 2016년 연결 기준 부영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해 6125억 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물론 현금성자산을 모두 동원해 을지로 본사를 매입하지 않겠지만 일정 수준의 여력을 갖췄다고 평가할 수 있다. 부영의 현금성자산은 2016년에 크게 늘었다. 2015년 현금성자산은 3130억 원으로 1년 사이에 2배 가까이 확대됐다.
현금성자산 증가의 원천은 임대보증금이다. 임대주택 사업은 부영의 주력 사업 중 하나다. 부영은 주택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보증금을 받는 방식으로 대규모 현금을 창출하고 있다. 2014년만해도 마이너스(-)였던 임대보증금은 2015년 1조 152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에는 2585억 원이 늘어난 1조 2737억 원으로 집계됐다. 임대주택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금 창출력을 판가름할 수 있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에비타, EBITDA)도 꾸준히 4500억 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부영은 2016년 4902억 원의 에비타를 기록했다. 2014년 6130억 원이었던 에비타가 2015년 4693억 원으로 감소하기는 했지만 다시 회복하는 추세다. 부영의 현금성자산과 에비타를 고려하면 을지로 본사 매입 비용을 감당할 수 있다.
늘어나고 있는 부채비율은 다소 우려스럽다. 부영의 2016년 부채비율은 496%로 1년 전보다 57% 포인트 증가했다. 2014년 2015년 부채비율은 각각 362%, 439%였다. 2016년 부채비율 상승에는 상업용 부동산 투자 등이 영향을 미쳤다. 부영은 지난해 태평로에 있는 삼성생명 본관(현 부영태평빌딩)을 약 5800억 원에 인수하면서 삼성생명으로부터 3450억 원의 자금을 3.14%의 금리에 장기차입했다.
2017년 부영의 부채비율은 추가 상승할 수 있다. 부영은 을지로 삼성화재 본관(4380억 원)과 인천 연수구 송도 포스코건설 사옥(3000억 원)을 매입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된 대출은 2017년 재무제표에 반영될 전망이다. 을지로 사옥 거래가 2018년에 완료된다고 해도 최소 4000억 원 이상의 장기차입금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부영은 1983년에 설립돼 토목·건축 공사업, 주택·상가 건설업, 부동산임대업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부영주택, 무주덕유산리조트, 비와이월드, 오투리조트 등 12개의 자회사가 종속돼있다. 부영의 최대주주는 지분율 93.79%의 이중근 회장이다.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이 3.24%로 부영은 사실상 이 회장의 개인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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