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피해자 BC카드…일회성이익 '아이러니' [악순환에 빠진 카드사]②마스터카드 주식 매각익 1000억 예상…추가인하 빌미 우려도
원충희 기자공개 2017-07-05 10:46:18
이 기사는 2017년 06월 23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맹점수수료 인하는 한국 신용카드사의 신용도에 부정적 요인이다. 8개 전업카드사 중 BC카드가 가장 영향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지난 19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가 배포한 리포트의 요약 내용이다. BC카드는 카드결제 프로세싱(Processing)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진 덕분에 수익기반이 안정적이다. 달리 말하면 카드수수료 의존도가 높아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에 가장 타격을 받는 회사이기도 하다.
BC카드는 일반 전업카드사와 다른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우체국, 지방은행, 새마을금고, 우리카드, 농협은행 등 카드사업을 하는 금융사들의 결제 프로세싱과 가맹점마케팅 업무를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자다. 자체 신용카드 사업비중이 낮아 경기변동에 따른 자산건전성 저하 리스크도 적다.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영업자금을 조달하는 여신전문금융사(이하 여전사)답지 않게 무차입 구조를 이어가는 것도 특징이다. 이로 인해 여전사라면 흔히 안고 있는 조달리스크가 거의 없다. 다만 결제프로세싱을 대행하는 사업구조 특성상 카드수수료 의존도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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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BC카드의 영업실적(취급액 기준) 121억 원 가운데 91.1%(117억 원)가 카드결제 수익이다. 타 카드사는 80%대 수준인데 비하면 수익구조가 카드수수료에 치우쳐 있다. 대부분 전업카드사들이 취급하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은 물론 할부금융, 리스 등 다른 여전업 상품도 다루지 않는다.
그나마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 취급액이 10조 8387억 원 정도 있지만 전체 영업실적의 8.9% 수준이다. 이 또한 자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발급한 '바로카드'에서 나온 것이다. BC카드는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카드발급 업무를 하지 않는다.
BC카드 관계자는 "영업실적에서 카드 취급액 비중이 높아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회원사들 대다수가 대출·여신업무를 하는 금융사들이라 사업 중복을 피하는 차원에서 카드론, 할부금융 등의 업무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실시된 가맹점수수료율 인하에도 BC카드는 선방했다. 2016년 영업이익은 2005억 원으로 전년(2694억 원)대비 25.6% 감소했으나 2015년 실적에서 마스터카드 주식 매각이익(1009억 원) 등 일회성이익을 제외하면 오히려 19%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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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왔다. 올 초에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로 한·중 관계가 악화되면서 유니온페이(중국 은련카드) 매출이 감소, 수익에 타격을 받았다. 지난 1분기 말 당기순이익은 303억 원으로 전년 동기(425억 원)대비 28.2%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8월 실시되는 영세·중소가맹점 범위 확대는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것은 뻔한 일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BC카드는 장기보유로 차익실현이 가능한 마스터카드 주식을 추가로 매각한다. 상반기 내로 30만주, 하반기 중에 45만주, 총 75만주를 처분할 계획이다. 대략 1000억 원의 처분이익이 예상된다. 매각이 예정대로 될 경우 BC카드는 지난 2015년 수준(당기순이익 2024억 원)의 이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정도면 카드업계 전체 이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규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각 카드사가 수익성 방어, 해외진출 재원 마련에 나서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일회성이익 때문에 실적이 유지될 경우 오히려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른 부정적 효과가 없다는 오해를 낳게 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엉뚱하게 추가적인 가맹점수수료 인하 요구가 있을 수도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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