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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물처럼 빠진 공모자금, 수익률 무색 [공모펀드 상반기 결산 / 종합]국내주식형 6조·채권형 2조 이탈, 주식형 10%대 수익률

장소희 기자공개 2017-07-10 15:12:38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5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상반기 공모펀드시장에서는 6조 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국내 주식형 위주로 공모 자금이 빠져나갔던 것과 달리 올해는 채권형, 혼합형 등 유형을 불구하고 자금이탈이 이어졌다. 같은 기간 주식형 공모펀드의 수익률은 코스피(KOSPI) 신고점 달성과 함께 10%대에 올라섰고 새롭게 각광받는 대체투자 펀드 수익률도 20%를 바라보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5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국내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46조 9254억 원으로 연초 이후 6조 6632억 원이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주식형 공모펀드 설정액은 51조 7686억 원이었으나 매달 평균 2조 원이 넘는 자금이 꾸준히 빠져나며 50조 원대 벽이 무너졌다.

국내주식형 펀드의 자금이탈은 이미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들어 이 같은 추세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2009년 초 70조 원대로 정점을 찍은 국내주식형 펀드는 이후 지속적으로 규모가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국내주식형 펀드는 2조 6100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올 상반기에 비하면 거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2017 상반기 유형별 공모펀드 자금유출입액

반면 국내주식형 외의 다른 유형에서는 자금이 유입되거나 비슷한 설정규모를 유지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국내채권형은 3조 2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신규로 유입되는 등 변동성이 커진 금융환경 속에서 보수적인 투자를 지향하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뚜렷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이 같은 동향이 더 명확해서 국내 채권형에서만 5조 3800억 원이 늘었다.

올해는 이마저도 무너지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를 제외하곤 국내펀드 전 유형에서 자금이 이탈했다. 국내채권형은 연초 이후 1조 8787억 원이 빠져나갔고 혼합형에서도 1조 7793억 원이 줄었다. 기존 투자자산의 대안으로 각광받던 대체투자 펀드에서도 혼합형과 비슷한 1조 7940억 원이 이탈했다.

유일하게 설정규모가 커진 유형은 해외펀드지만 유입된 금액은 크지 않다. 해외주식형의 경우 MMF를 제외하고는 올 상반기에 가장 많은 자금을 확보했지만 800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해외채권형과 혼합형도 각각 3895억 원, 5975억 원으로 국내펀드의 자금이탈 규모에 비하면 미미한 성장이었다.

자금은 속수무책으로 빠져나가고 있지만 공모펀드 수익률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수년만에 박스권을 탈출한 코스피 지수와 함께 국내주식형 펀드의 수익률 향상이 눈에 띈다. 대체투자나 해외주식형 펀드도 10%대의 수익률로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2017년 상반기 공모펀드 유형별 수익률

국내주식형 펀드는 올 상반기 14.6%의 수익률로 모든 유형 중 가장 높은 성적을 냈다. 지난해에는 1년 수익률이 0.59%로 1%에도 미치지 못해 전 유형을 통틀어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해외주식형 펀드도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대표적으로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한 유형 중 하나다. 지난 상반기 6개월 수익률이 12.6%를 기록했다.

국내 대체투자 펀드도 주식형 펀드 못지 않은 수익률로 공모펀드 수익률 성장에 일조했다. 국내 대체투자 펀드는 지난해에도 1년 수익률이 10%에 가까웠을 정도로 다크호스로 떠오른 유형이다. 올해는 주식형 펀드보다 저조한 수익률(12%)을 거뒀지만 여전히 대세라는 점을 입증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변변찮은 공모펀드 수익률은 투자자들이 발길을 돌리는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혔었다. 수수료만 1%대인데 1년을 투자해도 1~2% 남짓한 수익을 낼지 말지 하는 탓에 공모펀드는 더이상 매력적인 자산관리상품이 아니라는 인식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오랜기간 마이너스 수익률로 고생을 한 경험이 쌓이면서 1~2%의 수익만 나도 환매에 나섰고 다른 펀드로 리밸런싱하기보다는 공모펀드시장 자체를 등지는 추세가 이어졌다.

올 상반기 국내주식형 펀드를 중심으로 수익률 회복에 속도가 붙으면서 공모펀드에 등을 돌렸던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에 복귀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과거 손해분을 회복한 투자자들이 앞다퉈 환매에 나서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주식형 공모펀드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다시 시작될 것"이라며 "현재 과도한 수준으로 자금이 빠져나갔기 때문에 코스피 상승 여지가 남아있는 한 기존 공모펀드시장 규모를 되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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