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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한화그룹 특급 도우미 입증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어려운 딜 해결사 자임, 한화證 제쳐

이길용 기자공개 2017-07-13 09:02:21

[편집자주]

국내 대기업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 주로 어떤 증권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을까. 지금까지 개별 증권사에 대한 채권 인수·주관 실적은 리그테이블을 통해 확인됐지만 이슈어와의 실질적인 비즈니스 관계를 파악하긴 어려웠다. 더벨은 주요 대기업의 일반 회사채(SB) 발행에 참여한 증권사의 인수 물량을 조사해 그 순위를 집계했다. 이를 통해 특정 대기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의 커버리지(coverage) 역량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7년 07월 07일 18: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은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자금 조달 특급 도우미로 활약하고 있다. 대부분의 계열사들이 A급 발행사로 구성된 한화그룹은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크레딧 이슈 때문에 산업은행의 도움을 받는 일이 종종 있었다. 힘든 시절 KB증권은 한화그룹을 외면하지 않고 성실히 딜 성사를 위해 노력했다.

한화건설의 한화생명 지분 교환사채(EB), 한화생명의 신종자본증권 등 다른 증권사들이 외면한 딜도 과감하게 수행하며 한화그룹으로부터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다. 이로 인해 계열 증권사인 한화투자증권보다도 많은 인수금액을 기록하는데 성공했다. KB증권과 마찬가지로 한화생명 신종자본증권 딜에 참여한 미래에셋대우와 ㈜한화를 뚫어낸 한국투자증권도 인수 실적이 급상승했다.

◇한화그룹의 산업은행 빈자리, 완벽히 채운 KB증권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한화그룹 계열사는 크레딧 이슈 때문에 쉽사리 회사채를 발행하지 못했다. A급 회사채 시장이 잠시나마 호조를 보일 때만 공모채 발행을 추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이마저도 불안해 산업은행이 인수단으로 참여하는 딜들이 상당수 있었다. 수요예측 과정에서 미달이 나면 산업은행이 인수 금액만큼을 책임지는 구조였다.

2014년 중반부터 한화그룹의 전반적인 크레딧이 개선되면서 한화그룹 회사채 딜에서 산업은행의 이름은 사라졌다. 산업은행의 빈자리를 메운 곳은 KB증권이다. 2014년 7월 1일 이후 1년 단위로 한화그룹 회사채의 인수금액을 계산한 결과 3년 연속 KB증권이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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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은 KB투자증권 시절부터 한화그룹 계열사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한화, 한화건설, 한화케미칼 등이 신용도 저하로 투자자들 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때부터 적극적으로 주관사로 참여했다. 한화그룹이 KB증권을 긍정적으로 보게 된 계기가 됐다는 후문이다.

삼성그룹으로부터 방산 계열사를 인수하고 핵심 계열사인 한화케미칼이 석유화학 업종 호황으로 엄청난 현금창출력을 회복하면서 한화그룹의 전반적인 크레딧은 개선됐다. 이로 인해 지난 1년간 한화그룹은 1조 44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전 2년 동안 연간 1조 원을 웃도는 수준에서 50% 이상 급증했다.

한화그룹 회사채 발행 물량이 크게 늘면서 KB증권이 큰 수혜를 입었다. 연간 2000억 원 수준이었던 KB증권의 한화그룹 회사채 인수 물량은 지난 1년 간 3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계열 증권사는 한화투자증권보다도 많은 물량을 받아가면서 특급 도우미임을 입증했다.

KB증권은 회사채 커버리지에는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한화건설이 한화생명 지분을 기초자산으로 발행한 25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주관했다. 당시 인기가 없던 생명보험사 지분이 교환주식으로 제시되면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 KB증권이 물량 일부를 떠안기도 했다. 다만 금리 인상으로 생보사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현재 KB증권은 물량을 전액 털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한화생명이 발행한 5000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도 주관사로 참여했다.

KB증권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힘든 시절부터 적극적으로 도와줬던 그룹 중 하나"라며 "한화그룹이 어려움을 겪은 딜도 성공적으로 풀어내면서 신뢰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물량 챙겨주기 여전…미래에셋대우·한국證 약진

한화투자증권은 KB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계열사 회사채 물량을 확보했다. 한화그룹 계열사들은 각종 딜에서 100억~200억 원 가량의 물량을 한화투자증권에 보장해주고 있다. 지난 1년 간 회사채 발행물량이 늘면서 한화투자증권은 2400억 원의 계열 회사채를 인수했다. 앞선 2년 연간 1600억 원 수준이던 인수금액이 50% 이상 급증했다.

한화그룹의 크레딧이 개선되면서 대형사인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이 약진했다. 2015년 7월~2016년 6월까지 합병 전 KDB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각각 450억 원과 300억 원의 회사채를 인수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12월 합병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하면서 지난 1년 동안 2400억 원의 한화그룹 회사채 물량을 확보해 한화투자증권과 동일한 수치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의 실적이 급증한 것은 한화생명의 5000억 원 신종자본증권에서 대표 주관사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공동 대표 주관사였던 KB증권보다 2배 많은 2000억 원의 물량을 성공적으로 처분했다. 생명보험사의 첫 대규모 신종자본증권이라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지만 미래에셋대우는 리테일 수요까지 끌어모아 발행을 무난히 마무리하는데 성공했다. 이 딜 덕분에 ㈜한화가 올해 두 차례 발행한 회사채에 모두 인수단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2015년 7월~2016년 6월까지 500억 원의 한화그룹 회사채를 인수하는데 그쳤던 한국투자증권도 약진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화그룹이 적극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주관사 자리도 서서히 꿰차고 있다. 지주사인 ㈜한화 회사채의 경우 지난해 7월과 지난 6월 딜에서 모두 대표 주관사에 선정되면서 한화와의 접점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한화에너지, 한화토탈, 한화케미칼 딜에서는 인수단으로 참여해 쏠쏠한 인수 실적을 쌓았다.

◇증권사 커버리지 지도, 이렇게 진행했습니다.

데이터 조사 대상은 SK그룹, 롯데그룹, LG그룹, GS그룹, CJ그룹,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한국전력그룹, 신세계그룹, LS그룹, 4대 금융지주사입니다. 해당 대기업 집단에 포함된 계열사들이 2016년 7월부터 2017년 6월말까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해 증권사별 인수금액을 조사했습니다. 캐피탈·카드채 등 여전채는 유통구조가 상이해 IB 업무를 트레이딩 부서에서 전담하는 경우도 많아 증권사의 커버리지 변별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을 고려해 제외했습니다. 주관사의 경우 계열 증권사가 배제되고 일부 대형 증권사에만 해당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인수금액만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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