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7년 08월 18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제 카카오 게임부문까지 자회사로 이관시키면 본사에서 떼어 낼 수 있는 건 모조리 털어 낸 셈입니다. 올해 굵직한 이슈였던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페이 분사를 비롯해 앞서 카카오프렌즈, 다음웹툰, 카카오브레인, 카카오메이커스의 독립을 포함하면 더욱 그렇습니다."카카오가 갈수록 슬림화하고 있다. 본사에는 플랫폼 기능만 남기고 콘텐츠 등 수익원은 모두 따로 떼어 분사시키고 있다. 아직 시작하지 않은 분야는 손대더라도 단순 투자로만 역할을 한정지었다. 전략적투자자(SI)든 재무적투자자(FI)든 어디까지나 외부자의 시선에 머물 뿐이다.
카카오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정반대의 전략을 구사했다. 당시 카카오는 온라인 투 오프라인(O2O) 열풍의 선두에 섰다. 모바일로 연계 가능한 생활 속 서비스를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그 대표적인 결과물이 카카오택시와 드라이버가 포함된 모빌리티다.
이번 카카오 게임부문의 자회사 이관도 형태는 다르지만 분사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물론 기업공개(IPO)를 앞둔 카카오게임즈라는 특수성도 간과할 수 없지만, 어디까지나 카카오가 본사에서 힘을 빼지 않기로 마음을 굳혔다면 이뤄질 수 없었던 결정이다.
카카오의 태생은 벤처정신에 입각해 있다. 창업자인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옛 한게임을 만들어 성공시킨 인물이다. 네이버와 합병하며 NHN이라는 탄탄한 회사를 만들고도 거기에 안주하지 않은 것이 주효했다. 여러 사정이 겹치긴 했지만 김 의장은 NHN을 나와 모바일로 눈을 돌렸고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만들어냈다.
이제 와서 카카오가 작은 스타트업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러나 카카오는 핵심 기능만 남기고 최대한 힘을 빼려 하고 있다. 카카오 내부 관계자들은 다음과 합병한 거대 카카오가 오히려 회사의 성장을 저해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러니하지만 회사를 더 키워가기 위해서는 이 같은 분사와 쪼개기가 필요하다고 결정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단순히 O2O 수익화를 못 해서 버리는 카드로 분사 전략을 택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카카오의 행보를 보면 진정성 있는 선택이 아니라는 오해를 받을 법도 하다. 하지만 카카오가 이 길을 택한 후 제대로 결과물을 낸다면 부정적인 시선은 얼마든지 불식시킬 수 있다. 슬림화는 끝이 아닌 시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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