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사선 19척' 용선료에 허리 휜다 [격랑 헤치는 해운업계]④용선비율 82%...물동량 변동에 취약 '수익성 발목'
고설봉 기자공개 2017-08-29 08:18:42
[편집자주]
국내 최대의 국적선사인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1년. 격랑 속에서 표류해 온 해운업계가 혹독한 구조조정 등을 거치며 옛 영광을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다. 국적 선사들을 중심으로 한국해운연합이 출범했다. 치킨게임을 중단하고 사라진 항로를 다시 개척하는 일이 당면과제로 떠올랐다. 격랑을 헤치고 있는 해운사들의 현주소와 앞으로 항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7년 08월 23일 13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선 19척. 국내 유일 국적 원양선사인 현대상선의 선박 보유현황이다. 해운사는 배를 기반으로 화물 운송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서비스 제공을 위한 기초적 인프라인 선박 보유 대수가 너무 적다.해운사들은 약 40% 내외로 사선을 보유한다. 직접 배를 발주해 건조하고 자가로 선박을 운항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선대 규모를 유지할 수 있다. 더불어 화물 운임이 대거 하락하는 시기에도 용선료 지불 등 부대비용 지출이 적은 만큼 자체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런데도 해운사들이 배를 빌리는 이유는 영업력 제고를 위해서다. 당장 고객들과의 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경우 배를 빌린다. 선박 건조 기간이 화물량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선대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도 배를 빌린다. 유럽과 북미 등 운항 거리가 긴 항로에 정기선을 띄우는 데 배가 많이 필요하다. 주 1회 출항을 기본으로 하는 정기항로에는 유럽항로 기준 14척의 배가 필요하다. 주기적이고 안정적으로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능력이 화주들의 신뢰를 받아 영업력을 끌어올리는 지름길이다.
용선은 시세가 쌀 때 잘 빌리면 수익을 얻기 좋다. 사선보다 비용이 적게 들 수도 있다. 워낙 선박이 고가이기 때문에 해운사들은 보통 장기차입금을 조달해 배를 건조한다. 용선료가 장기차입금의 이자비용보다 저렴하면 사선보다 용선의 수익성이 더 높다.
그 반대의 경우 용선은 해운사의 수익성 악화의 주범이 된다. 배를 빌린 뒤 일정 수준 이상의 물동량이 유되지 않거나 화물 운임이 하락하는 경우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 해운사들은 10년, 20년, 30년 단위로 배를 장기간 빌리게 된다. 이 기간 물동량이 줄거나 운임이 낮아지면 용선료 부담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시작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은 10년, 20년, 30년 단위로 빌린다. 단기로 1~2년 빌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용선료는 보름 전 선지급이 원칙으로 용선 기간 동안 꾸준히 현금이 유출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해운사들은 사선과 용선의 비율을 비슷하게 유지한다. 글로벌 선사들의 경우 사선과 용선의 비율을 약 4대6 정도로 유지하고 있다. 선대 규모 유지와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전략이다.
|
그러나 현대상선의 사선 보유 규모는 너무 작다는 평가이다. 선대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고가의 용선료를 계속 지출하고 있는 현 상황이 현대상선이 근본적으로 풀어야할 문제로 지적된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해법은 찾지 못했다.
올 7월 기준 현대상선은 총 103척의 배를 운항하고 있다. 이중 사선으로 분류해 놓은 선박은 총 19척이다. 그러나 순수 자체자금으로 마련한 사선은 단 2척 뿐이다. 17척의 선박은 국취부나용선이다. 이들 사선은 대부분 정기노선인 중동항로, 북미서안항로 등에 투입됐다. 부정기선은 5척이다.
국취부나용선은 용선 기간 동안 용선료를 내고 선박을 사용한 뒤 기간이 만료되면 국적 취득을 조건으로 선박의 소유권이 용선자에게 넘어오는 방식이다. 정기용선보다 용선료가 조금 더 비싸고 선박의 관리 비용도 해운사에서 부담한다.
나머지 103척은 모두 용선이다. 정기용선 67척과 단순나용선 17척이다. 정기용선은 선박 관리는 선주가 하고 해운사가 배만 빌려서 운항한다. 단순나용선은 선원과 선박관리를 빌려서 사용하는 해운사에서 담당하는 방식이다.
정기용선의 경우 33척이 정기항로에 투입됐다. 북미서안, 북미동안, 동남아, 유럽 항로 등 주력 항로에 배치됐다. 34척은 부정기항로를 운항한다. 단순나용선은 14척의 배가 북미서안, 한·러 항로 등에 배치됐다. 3척은 부정기로 운항한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선주들과 협의해 용선료를 낮췄다.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의 용선료를 각각 20%, 25% 인하했다. 계약시점부터 3년 6개월 동안 용선료 할인이 적용된다. 약 5300억 원의 용선료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용선료 할인으로 계약이 끝나는 2019년부터 또 다시 용선료가 상승한다. 또 용선료 할인에 따른 선주들의 손실을 향후 보전할 수 있는 조항을 달았다. 용선료 문제는 앞으로도 현대상선의 발목을 잡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변곡점 맞은 해운업]SM상선에 '건설사 붙이기' 그 성과는
- [트럼프발 관세전쟁 대응전략]SK온, 미 공장 '가동률 극대화' 플랜 가동
- [현대차그룹 벤더사 돋보기]에스엘, 계열사 합병후 시총 '더블업'…저평가는 '여전'
- 아주스틸, 420억 손상차손…PMI 통해 자산 재평가
- [석유화학 숨은 강자들]가성칼륨 강자 유니드, 1년만에 '수익성' 회복
- 알테오젠 자회사, '개발·유통' 일원화…2인 대표 체제
- [상호관세 후폭풍]포스코·현대제철, 美 중복관세 피했지만…가격전쟁 '본격화'
- [상호관세 후폭풍]핵심산업 리스크 '현실화'...제외품목도 '폭풍전야'
- [상호관세 후폭풍]멕시코 제외, 한숨돌린 자동차 부품사…투자 '예정대로'
- [상호관세 후폭풍]미국산 원유·LNG 수입 확대 '협상 카드'로 주목
고설봉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변곡점 맞은 해운업]SM상선에 '건설사 붙이기' 그 성과는
- [상호관세 후폭풍]핵심산업 리스크 '현실화'...제외품목도 '폭풍전야'
- [상호관세 후폭풍]생산량 34% 미국 수출, 타깃 1순위 자동차
- [thebell desk]한화그룹이 잃어가는 것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첫 관문' 넘었다…두번째 과제 '계열분리'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미국발 리스크 해소한 기아, 남은 숙제 '멕시코공장'
- 폴라리스쉬핑, 메리츠 차입금 조기상환...이자 300억 절감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현대차, 울산공장 생산·수출 '재조정' 불가피
- [한화그룹 승계 로드맵 점검]승계비율 ‘1대 0.5대 0.5’ 분쟁 막을 '안전장치'
- [현대차 대미투자 31조]‘무관세·친환경차’ 미국 시장 '톱3'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