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꽃피운 화약제조...수익성은 글쎄 [방산업 리포트]M&A로 자산 2배 증가, '자회사 부진' 역대 최저 이익률
심희진 기자공개 2017-09-14 08:20:06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1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 화약제조 부문의 자산이 최근 2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 한화테크윈, 한화시스템, 한화디펜스 등 알짜 계열사들을 잇달아 합병하면서 외형이 확장된 결과다. 다만 수익성 측면에선 아직까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1952년 10월 설립된 ㈜한화는 그룹의 모태다. 축적된 화약기술을 바탕으로 1974년 방위산업에 진출해 유도무기, 탄약, 무인·수중감시체계 등을 개발해 왔다. 국산 무기의 첨단화를 주도하며 덩치를 키운 ㈜한화는 현재 △도소매업 △화학제조업 △건설업 △레저·서비스업 △태양광사업 △금융업 등을 하고 있다.
내수 시장 한계에 직면한 화약제조 부문이 도약하기 시작한 건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내면서부터다. ㈜한화는 해외 방위산업으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 2015년 6월 지상 전투장비 전문 회사인 한화테크윈을 인수했다. 이듬해 5월 장갑차 등을 생산하는 한화디펜스를 계열사로 추가 편입했고, 7월 탐색 시스템 구축을 전문으로 하는 한화탈레스의 잔여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방위사업 확장에 투입된 금액은 2조 원가량이다.
활발한 M&A로 ㈜한화 화약제조 부문의 자산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14년까지만 해도 화약제조 부문의 자산은 5조 원대였다. 뒤늦게 시작한 금융업, 화학제조업, 건설업보다 적은 규모였다. 이후 2015년 말 10조 2600억 원, 2016년 말 12조 7100억 원, 지난 6월 말 12조 8026억 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현재 자산 규모가 10조 원이 넘는 사업부는 금융업과 화약제조업 뿐이다.
매출 규모도 커졌다. 2014년 화약제조 부문의 매출은 1조 4080억 원으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후 2015년 3조 5585억 원, 2016년 5조 8320억 원으로 연간 2조 원씩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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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수익성 개선에는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화약제조 부문은 지난 상반기 매출액 4조 2814억 원, 영업이익 2135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 상반기보다 매출액은 18% 늘었으나 영업이익이 23% 줄었다. 그 결과 최근 3년간 9% 안팎이었던 영업이익률도 5%로 하락했다. 2005년 ㈜한화가 화약제조 부문의 반기 실적을 명시하기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한화의 자체 사업은 비교적 선방했다. 지난 상반기 자체 사업의 매출액은 7660억 원, 영업이익은 953억 원으로 모두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자동화 장비 기술을 차별화하고 공작기계 품질을 높이는 데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
최근 2년간 인수한 계열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화약제조 부문의 수익성이 나빠졌다. 한화테크윈은 지난 상반기 매출액 1조 8106억 원, 영업이익 344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 상반기보다 매출액은 2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이 55% 감소했다. 중국 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사업이 경쟁 심화로 수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친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한화테크윈은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에 위치한 CCTV 생산 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의 영업손실도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분기 12억 원, 2분기 18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 제작 중인 군전술정보통신(TICN)의 납품 계약이 지연되면서 유지 비용이 발생한 탓이다. M&A로 ㈜한화 화약제조 부문의 외형이 확장됐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한화는 2018년 국방예산이 늘어난 점을 활용해 화약제조 부문의 수익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정부는 내년 방위력개선비를 올해보다 11%가량 올리겠다고 밝혔다. 한화디펜스가 제작하는 230㎜ 다련장, 차륜형장갑차 등이 예산 증가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방위산업 특성상 국방예산안에 개별 업체 수익성이 좌우되기 쉽다"며 "최근 북핵 미사일 위협이 고조됨에 따라 유도무기 추진체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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