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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中 철수로 '앓은 이' 뽑는다 '경영 실패' 공격 대상, 지주·쇼핑 주식 맞교환 '유리'

박창현 기자공개 2017-09-18 07:58:04

이 기사는 2017년 09월 15일 13: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쇼핑이 롯데마트 중국 사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작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장 투자 손실이 현실화됨에 따라 재무적 충격이 우려되지만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의 발목을 잡아왔던 중국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도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최대 약점이었던 중국 사업을 정리할 수 있는 명분이 마련됐다. 아울러 향후 롯데쇼핑이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배력 강화 지렛대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 제고를 위한 포석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롯데쇼핑은 최근 중국 내 롯데마트 처분을 위한 매각 주관사로 골드만삭스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중국 내 112개 매장 전체를 매각하는 것이 목표고, 협상 조건에 따라 일부만 처분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중국사업에 2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했다. 하지만 남은 건 3조 원에 달하는 누적 손실 뿐이다. 향후 매각 과정에서 장부가격 이하로 자산 매각이 이뤄질 경우, 손실액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 철수로 인해 추가 손실이 우려되지만 그 동안 롯데그룹의 발목을 잡았던 중국 리스크를 해소하는 기회가 될 것이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중국 사업 손실로 많은 공격을 받았던 신동빈 회장은 아킬레스건을 제거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하게 됐다.

신 회장과 경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측은 그 동안 중국사업 부진을 근거로 다양한 공격 논리를 만들어왔다. 2015년과 2016년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펼칠 때도 중국 사업 문제는 뜨거운 감자였다. 신동주 회장 측은 중국에서의 대규모 적자가 신동빈 회장의 경영 능력 부족 때문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일본 주주들의 동의를 이끌어내는데 실패했지만 이후에도 신동주 회장은 줄곧 중국사업 손실을 지적하며 롯데그룹과 신동빈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이번 4개사 분할 합병 반대 주주제안이 대표적이다.

신동주 회장 측은 롯데마트 중국 리스크를 이유로 롯데쇼핑이 포함된 4개사 분할 합병안을 반대했다. 중국사업 경영 실패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는 롯데쇼핑을 분할 합병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것은 무책임하고 부당한 경영 행위라는 주장이었다. 이어 롯데쇼핑을 빼고 롯데제과와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만 합병을 단행하는 새로운 주주 제안을 냈다. 주총은 원안을 승인하는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중국 사업 이슈는 이번에도 신동빈 회장을 꼬리표처럼 따라 다녔다.

하지만 중국사업 철수 결정이 내려지면서 신동빈 회장도 잠재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됐다는 평가다. 중국 사업과 연결 고리를 끊을 수 있는 명분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또 시장 상황 악화라는 명백한 철수 이유가 있는 만큼 반대 측 역시 이를 계속 문제 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 실리적인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은 향후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주식 맞교환을 통해 롯데지주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보유 중인 롯데쇼핑 주식을 롯데지주에 넘기고, 대신 롯데지주 신주를 받는 방식이다.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는 롯데쇼핑이 롯데지주와 비교해 고평가되는 것이 유리하다. 롯데쇼핑 가치가 높을수록 현물출자 대가로 받을 수 있는 롯데지주 주식수가 더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번 중국사업 철수는 리스크 해소 측면에서 롯데쇼핑에 호재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실제 주식시장에서도 철수 발표 이후 롯데쇼핑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롯데쇼핑 주식 13%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며 "향후 이 주식을 지렛대 삼아 지주사인 롯데지주 지분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결국 롯데쇼핑 가치가 높아지면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 지배력이 강화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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