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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면하기 안간힘...탈출구는 '고유계정' [돈 못버는 헤지펀드 운용사] ②신생사 고유계정 수익 의존…타이거운용 가장 적극

최은진 기자공개 2017-12-13 14:10:46

이 기사는 2017년 12월 08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들이 적자를 면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고유계정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생존 위기에 내몰린 상황에서 펀드운용보수에만 기대서는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일부 운용사는 아예 고유계정 투자만 따로 하는 매니저를 별도로 채용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말 자본시장법 개정 후 신설된 헤지펀드 운용사 69곳 중 고유계정 투자로 실적을 낸 곳은 올 9월 말 기준 총 68곳으로 집계됐다. 한일퍼스트에셋운용을 제외한 모든 신생 운용사가 고유계정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 가운데 수익을 낸 운용사는 44곳, 손실을 본 곳은 24곳이다.

신생 운용사들은 고유계정 투자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기며 이에 의존해 당기순이익을 늘리고 있다. 같은 기간 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신생사 33곳은 고유계정 운용으로 평균 9억 6000만 원의 수익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유계정 투자에서 손실을 보고도 적자를 피한 곳은 J&J·페트라·더블유·피데스·그로쓰힐운용 다섯곳에 불과했다.

반면 순이익 적자를 기록한 신생사 34곳 중 절반 이상이 고유계정 투자에서 손실을 봤다. 이들 운용사들이 고유계정 운용으로 벌어들인 평균 수익은 185만 원에 그쳤다. 고유계정 수익이 얼마냐에 따라 운용사 전체 성과가 좌우되는 셈이다.

고유계정 운용으로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곳은 타이거운용(3월결산)으로 올들어 2분기까지 142억 원을 벌었다. 같은 기간 펀드운용보수로 6억 원, 일임보수로 12억 원을 벌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유계정 투자 수익규모가 꽤 크다. 당기순이익 112억 원이 모두 고유계정 운용에서 창출된 것이나 다름없다. 장외주식 몇개 종목에서 대박을 친 것이 수익에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거운용은 신생사 중에서도 고유계정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이다. 고객 돈인 헤지펀드로는 할 수 없는 하이일드채권, 메자닌 등 리스크 높은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아예 고유계정 운용 전담 매니저까지 채용했다. 보통 경영지원팀 인력이 운용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헤이스팅스·아크임팩트운용의 경우에도 고유계정 수익 의존도가 높다. 헤이스팅스운용(3월결산)은 올들어 2분기만에 고유계정 투자로 23억 원의 성과를 거뒀다. 펀드운용보수는 750만 원에 불과하다. 당기순이익11억 원이 거의 고유계정 수익에서 창출된 셈이다. 아크임팩트운용(3월결산)도 24억 원의 고유계정 수익을 벌어들여 당기순이익 15억 원을 거뒀다.

자산운용업계는 신생사들이 고유계정 운용에 몰두하는 것과 관련, 손익 확보를 위해 가능한 전략이지만 고객 입장에서는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투자고수들이 모여있는 집단이니 자기자본을 굴려 성과를 내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자칫 헤지펀드 운용과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소수 인력에 사무실 규모도 작기 때문에 사실상 차이니즈월 규정을 명확하게 지키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고유계정 투자와 헤지펀드 투자는 차이니즈월 조항이 있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정보교류를 하면 안된다"라며 "자기 재산만 신경써주길 원하는 고객 입장에서 불만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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