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부사장의 3남매, 경영참여 가능할까 [매듭 푸는 현대중공업]⑩장녀 정남이 공익재단 집중·차녀 정선이 그룹 관계 '無'…차남 정예선 계열분리 여부 '관심'
김경태 기자공개 2018-01-12 09:05:39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0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몽준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은 슬하에 4남매를 두고 있다. 그중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장녀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상임이사(사무국장)는 공익재단에서 경험을 쌓고 있지만 주력 계열사 경영과는 관련이 없다. 차녀 정선이 씨와 차남 정예선 씨는 그룹에 적을 두지 않고 있다.현대중공업 내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향후 정 부사장이 대권을 잡을 것이라는데 이견이 거의 없다.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배구조 재편을 마무리한 후 정 부사장이 지주사를 장악하면 3남매의 경영 참여는 더욱 제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주사 체제는 지배구조가 간결해 계열 분리가 쉽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대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장남 정기선 경영 참여 '유일', 장녀 정남이 '공익재단 집중'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 최초 입사 후 8년 만에 부사장이 됐다. 하지만 아직 눈에 띄는 경영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내부 관계자들도 정 부사장이 앞으로 어떻게 경영 성과를 만들어 낼 것인가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가 일정한 성적표를 받게 되면 내외부의 지지를 끌어내고, 자연스런 승계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정 부사장은 현대중공업 선박영업부문장과 기획실 부실장을 겸하고 있다. 또 그는 2017년 말 단행된 인사에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그룹 일감을 바탕으로 꾸준한 실적 신장이 가능한 계열사다. 정 부사장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끈 후 경영 성과를 인정받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게 정 부사장에 대한 승계가 빠른 속도로 착착 진행될수록 나머지 남매가 그룹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은 더욱 작아지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정 부사장의 남매 중 그룹 계열사 경영에 참여하는 사람은 없다. 장녀인 정 상임이사가 아산나눔재단에서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유일하다. 정 상임이사는 31세이던 2013년부터 아산나눔재단에서 근무했다. 그는 기획팀장으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그 후 지난해 사무국장, 상임이사로 올라서며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정 상임이사는 아산나눔재단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내외부에서는 그룹 계열사 경영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과거부터 범현대가는 남성 위주의 경영 문화가 강한 곳으로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여성의 경영 참여가 상당히 제한돼 온 곳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영 대권은 장자인 정 부사장에 집중되고 정 상임이사는 아산나눔재단 살림에만 몰두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향후 정 부사장의 영향력이 아산나눔재단으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간 대기업집단에서는 총수가 재단 이사장도 겸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재단 이사장을 꿰차는 것은 그룹의 경영권을 가져가는 것과 더불어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총수가 기업인뿐 아니라 사회공헌의 이미지도 함께 가졌다. 정 부사장이 그룹 경영권을 확고하게 장악한 다음 아산나눔재단에 손길을 뻗칠 가능성을 완전히 제외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현대중공업그룹에는 또 다른 공익재단으로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있어 정 부사장이 아산나눔재단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1977년 사재 50억 원을 출연해 만든 곳이다. 정 이사장은 정 회장이 타계한 2001년부터 아산사회복지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정 이사장이 2011년 사재 2000억 원을 내놓아 만든 아산나눔재단은 장녀가 이끌고, 창업주가 설립한 아산사회복지재단은 현대중공업그룹 대권을 갖게 될 장남이 물려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아산나눔재단보다 그룹 계열사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정 부사장이 아산사회복지재단을 통해 약한 지배력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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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차녀 정선이 경영참여 '無'·'학업' 차남 정예선 계열분리 가능성 대두
2018년에 33세인 차녀 선이 씨는 그룹 계열사는 물론 공익재단과의 관계도 전혀 없다.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것도 없다. 선이 씨는 2014년 백종현 씨와 혼례를 올렸다. 남편 백 씨와는 하버드대 건축학 대학원 재학 중 만나 연애결혼 했다. 백 씨는 현재 미국 벤처기업에서 근무 중이다. 그의 아버지는 해군 준장을 지낸 군인 출신으로 알려졌다. 사측 관계자들에 따르면 차녀 선이 씨는 결혼 후 가정 살림을 충실히 하고 있고 그룹 경영에는 관심을 드러낸 적이 없다고 한다.
4남매 중 막내인 예선 씨는 2018년에 23세로 연세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아직 군 복무를 하지 않았다. 정 이사장과 정 부사장 모두 학군단(ROTC)으로 군 복무를 성실히 이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선 씨 역시 조만간 입대 절차를 거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그의 경영 참여는 학업과 병역의무를 마친 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가 형처럼 20대 후반에 경영 수업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그 시점에는 이미 정 부사장으로의 후계 승계가 확고해진 상태로 입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예선 씨가 경영진급으로 올라선 후 계열 분리가 본격 논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주사 체제는 간결하기 때문에 복잡한 지배구조보다는 계열 분리가 훨씬 쉽다. 이에 따라 차남인 예선 씨가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를 비롯한 지배구조의 기본 뼈대를 건드리지 않는 한도에서 일부 계열사와 떨어져 나갈 수 있다.
이 경우 예선 씨가 어느 계열사를 가져가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그간 대기업집단에서 후계자와 친인척 간에는 이종산업을 각각 맡아 분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는 대부분 현대중공업에서 분할해 설립한 곳들이다. 유일하게 정유사업을 하는 현대오일뱅크가 유력하게 눈길을 받는다.
하지만 정 부사장이 현대중공업 그룹의 대권을 잡게되면 현대오일뱅크를 쉽게 포기하기는 어렵다.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현대로보틱스의 곳간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지주사 체제의 성장과 유지에 굉장히 중요한 위치를 점하는 계열사다.
꼭 현대오일뱅크가 아니더라도 만약 예선 씨가 경영에 참여한다면 계열 분리 논의는 지속 제기되고 여러 계열사가 후보군으로 떠오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경우 현재 정 부사장이 겪는 것처럼 예선 씨의 재원 마련 문제가 부상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주력 계열사 중 한 곳의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만만치 않은 자금이 소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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