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2월 12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380, A350 등 최첨단 신기종 도입을 통한 장거리 네트워크 항공사로의 변화가 아시아나항공이 새로운 30년을 준비하기 위한 비전이다. 수익성 확대를 위해 장거리 노선을 전체 공급의 60%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지난 6일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이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단거리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LCC)와 경쟁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김 사장은 지난 3년여 동안 진행해 온 경영정상화 완료를 올해의 목표로 내세웠다.
사실 지난 10년간 아시아나항공은 배당도 제대로 하지 못할 만큼 상황이 좋지 않았다. 올해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는다. 수익을 내고 있지만 곳간에 돈을 쌓아둘 여유가 없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0년간 온전히 자신들만을 위해 사업에 집중할 수 없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에 에너지를 많이 쏟았다. 그러는 사이 자신들의 유동성이 메말라가는 상황에 직면했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에 매년 기부금을 냈다.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등에 신용공여와 자금대여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주회사인 금호홀딩스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에 충실했다. 박삼구 회장의 그룹 재건 작업의 뒷바라지를 톡톡히 해왔다.
그러나 이제 아시아나항공은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사업에 전념해야 한다. 그룹 재건이 종료됐고 지원을 해야 할 대상도 사라졌다. 부실 계열사들에 대한 추가 지원 이슈가 발생해도 이제는 두발 벗고 나서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다.
아시아나항공이 처한 환경은 급격히 변하고 있다. 국적항공사 2곳이 시장을 양분하던 체제는 막을 내렸다. 대형항공사(FSC) 2곳에 LCC 7곳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라이벌인 대한항공은 이미 장거리노선으로 체질을 굳히며 LCC들과 과당경쟁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다졌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대비를 못했다. 대한항공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LCC인 제주항공과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장거리노선보다는 중단거리노선인 동북아와 동남아 노선 비중이 높아 수익 확대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근에는 중단거리노선에서 LCC들에게 시장을 빼앗기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올해 아시아나항공은 작심한 듯 장거리노선 확대를 새 전략으로 들고 나왔다. 그 동안의 부실을 정리하고 새 시대를 맞는 전환점이라는 사실도 분명히 했다. 스스로 창립 30주년의 의미를 더 크게 두고, 전환기를 맞고 싶은 소망을 담아낸 듯 중장기 목표도 뚜렷하게 제시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세운 목표대로 체질변화에 성공하기를 기대한다. 중장거리노선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자회사인 에어서울과 에어부산을 통해 단거리노선에 집중하는 전략이 잘 운용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백기사'보다 국적항공사 대표주자로서의 모습에 더욱 충실한 한 해가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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