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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검사에 또 검사…바람 잘 날 없는 은행권 6개 시중은행 가계대출 점검, 하나은행 '코픽스 오류' 집중 검사 계획

김장환 기자공개 2018-02-22 16:14:01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1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국내 6개 은행을 대상으로 가계부채 검사 등을 예고하면서 은행권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달까지 석달 사이에 별건의 검사들이 우후죽순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은행은 앞서 받았던 검사 항목을 두달여도 안돼 재차 받게 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국내 6개 은행을 대상으로 가계·소호대출, 코픽스 금리 관련 검사를 조만간 단행할 계획이다. 검사 대상에는 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시티은행 등이 포함됐다. 검사 일정은 내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진다.

금감원 한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계대출 검사와 같은 내용으로 보면 된다"며 "다음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검사는 시중은행의 가계부채 리스크를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 계획된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주택담보대출 요건을 강화하는 등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효과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다양한 규제책을 내세우며 은행권을 압박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중금리대출을 늘리고 가계대출을 줄이라는 주문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가계대출 축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관련 현장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검사도 그 일환이다.

아울러 금감원은 이번 검사에서 일부 은행의 코픽스(COFIX) 업무와 관련한 부문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는 의중을 갖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 오류로 은행 고객이 이자를 더 내는 사고가 과거부터 여러 번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검사에서 관련 부분까지 세심히 들여다보겠다는 게 금감원의 생각이다.

특히 하나은행의 코픽스 금리 오류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진다. 하나은행이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에 제출한 코픽스 데이터에서 금리가 상이한 오류를 세 차례 발견했다는 국회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초 하나은행이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에 제출한 코픽스 금리 데이터를 비교해본 결과, 2015년 5월부터 2017년 12월 사이 모두 세 차례 오류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기간 하나은행이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에 제출한 코픽스 금리 자료에서 0.001%포인트씩 차이가 나는 데이터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자사가 제출한 자료의 문제가 아닌 한국은행과 은행연합회의 집계 차이에서 발생한 해프닝일 뿐이라고 밝혔다. 금리조사표를 소수점 일곱째 자리까지 집계해 제출했는데 이를 한국은행은 셋째 자리까지만 관리하고 있고 은행연합회는 더 큰 폭의 자리까지 관리해 공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반올림 과정에 미세한 수치 차이가 발생하게 됐다는 게 하나은행의 해명이다.

문제는 하나은행이 지난해 말에도 코픽스 금리 오류 문제로 금감원 현장검사를 받았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이 2015년 5월 공시한 '4월 신규취급액 코픽스' 금리(1.77%)를 0.01%포인트 올려 잘못 적시하면서 고객으로부터 이자 12억원 가량을 더 받은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당시 금감원 현장검사 결과 담당 직원의 단순 실수로 판명됐다.

국회에서 하나은행 코픽스 오류 문제를 추가적으로 제기하자 금감원은 이에 대한 별도 현장검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6개 은행에 대한 가계대출 점검 등을 계획하면서 하나은행만 별건으로 코픽스 관련 검사를 벌이기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번 가계대출 검사와 코픽스 검사를 병합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이 기존에는 하나은행 코픽스 데이터 오류 점검을 별도로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는데 가계대출 검사가 겹쳐 있어 한꺼번에 같이 보기로 하게 된 것"이라며 "항간에 알려진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진행하기로 한 은행권 검사는 6개 은행 대상 검사가 아닌 또 다른 건이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가계대출 검사 착수 소식까지 전해지자 은행권에서는 볼멘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까지 3~4개월 사이에 승계 프로세스, 채용비리, 지배구조 등 금감원의 별건 검사들이 잇따르던 중에 이번 검사까지 시작됐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이 주요 검사를 단행하는 건 일상적이고 당연한 일일 수 있지만 최근 몇 달처럼 몇 개의 별건 검사들이 중첩돼 실행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며 "새로운 검사가 생길 때마다 특정 은행을 겨냥한 게 아니냐는 얘기가 은행권에 나오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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