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자산운용, 교수출신 사외이사 선호...전문성 강조 [지배구조 분석] ④소위원회, 옥무석 교수에 권한집중
이효범 기자공개 2018-03-26 14:41:24
[편집자주]
자산운용사는 고객의 돈을 굴려주고 그 대가로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다. 하지만 실제 자금을 집행하기까지 어떻게 의사결정이 이뤄지는지, 그 과정과 체계에 대한 정보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자산운용사 업무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이사회 구성과 주요 주주 등 지배구조에 대해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2일 09: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기업 계열 자산운용사들이 관료 출신 등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KB자산운용은 주로 경제·금융 분야 전문성을 갖춘 인물들로 사외이사진을 꾸리고 있다. 현장 전문가가 아닌 학계의 교수 출신이 대다수다. 특히 교수출신 사외이사 중 1인에게 이사회 내 주요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6개 위원회의 위원장직을 집중시키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최근 각자 대표이사 체제를 도입하면서 그동안 5인 체제로 유지해왔던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를 줬다. 이사회 내 사내이사가 늘면서 불거질 수 있는 독립성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충원해 이사회를 7인 체제로 재구성했다.
◇학계 출신 다수…6개 소위원회 위원장, 1인에 집중
더벨이 KB자산운용의 사외이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 2009년 2분기~2017년 4분기까지 사외이사로 활동했거나 활동 중인 인물은 총 12명이다. 가장 오랫동안 몸담았던 분야의 경력을 기준으로 분류해보면 학계 5명, 관료 3명, 금융 3명, 법조 1명 등이다.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등과 달리 계열사 출신의 퇴직임원이 사외이사로 선임된 사례는 거의 없었다. 국민은행 출신인 천혜숙 서원대 석좌교수가 사외이사로 선임된 사례가 유일했다. 그는 국민은행에서 미국 뉴욕사무소 소장을 역임하고, 미국 메릴린치 자산관리부 부사장을 지냈다. 2012년~2015년 초까지 약 3년 동안 사외이사를 역임했다.
KB자산운용은 다른 운용사에 비해 유독 학계 출신 인사를 사외이사로 선호하고 있다. 교수 비중이 높았던 것은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담보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해석된다. 교수 출신 사외이사는 이항용 한양대 교수, 김상환 충북대 교수, 김균 고려대 교수, 옥무석 이화여대 교수, 현진권 전 아주대 교수 등이다. 특히 경제·금융분야를 가르치는 교수들이 많았다.
사외이사 중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옥무석 이화여대 법대 교수다. 그는 이사회 내 최고의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옥 교수가 주목받는 것은 이사회 아래 총 6개 소위원회인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감사위원후보추천위원회 △보상위원회 △감사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등의 위원장직을 모두 맡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조재민 대표이사가 의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옥 교수와 조 대표이사가 서로를 견제하는 구도를 만들고 있다게 KB자산운용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옥 교수가 소위원회의 위원장을 전담하고 있다는 점에서 1인의 사외이사에게 위원장 역할이 과도하게 집중된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사회 내 위원회는 대표이사나 사내이사 추천 등의 주요한 의사결정을 담당한다"며 "사외이사 1인에게 이사회 내 위원장직이 몰려 있다는 점은 다른 운용사에서도 보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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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대표체제 도입, 7인 이사회 체제로
KB자산운용은 금융그룹 계열사라는 점에서 대기업계열 자산운용사에 비해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조해왔다. 2013년부터 5인 체제를 이어온 이사회는 대표이사와 상근감사위원을 각각 1명씩 두고 나머지 3명을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사외이사를 과반수 이상으로 두면서 경영진의 견제기능을 갖추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같은 이사회 구성은 2013년 6월부터 작년말까지 지속돼 왔다. 그러다 최근 경영체제에 변화를 주면서 이사진 구성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KB자산운용은 전통적인 투자자산인 주식, 채권 등의 운용은 조재민 대표이사 아래 두는 대신, 대체투자 분야를 이현승 대표가 진두지휘하는 각자대표체제를 도입했다.
이 대표를 포함하면 이사회 멤버는 총 6명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될 경우 이사회 내 사외이사의 비중은 50%로 떨어진다. 그동안 독립성 유지를 강조해왔던 이사회 구성에 불균형이 발생하게 되는 셈이다. KB자산운용은 2010년 이후로 이사회 내 사외이사를 과반수 이상으로 선임했다. 사내이사가 2명이었을 때 사외이사를 4명으로 둔 적은 있었지만 동일한 비중으로 구성한 적은 없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올초 홍성태 상명대 교수를 선임해 사외이사 수를 4명으로 늘렸다. 5인 이사회 체제에서 7인 이사회 체제로 전환하게 된 셈이다. 더불어 최근 정기주총을 통해 기존 사외이사진도 교체했다. 기존 곽상욱 변호사를 제외하고 이광준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각자 대표체제 도입 이후 이사진 구성을 7인으로 재편한 것"이라며 "최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임기만료된 사외이사를 대신해 2명을 새로 선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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