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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손 들어준 '국민연금', 입장 바꾼 이유는 임시주총 땐 투자위원회 자체 결정…이번엔 민간 전문委 심의 거쳐

원충희 기자공개 2018-03-22 11:27:37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2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금융지주의 최대주주(지분율 9.62%)인 국민연금이 정기주주총회에 상정된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임시주총 때 같은 안건에 찬성했던 것과는 180도 바뀐 입장이다. 임시주총 때는 기금운용본부 내부투자위원회에서 결정했지만 이번엔 민간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심의한 게 입장 변화의 주 원인으로 보인다.

국민연금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21일 회의를 열고 오는 23일 예정된 KB금융 정기주총에서 노조가 주주제안으로 추천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외이사 선임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KB금융 이사회 내에 이미 인사전문가가 포함돼 있어 중복인데다 근로자추천이사까지 들어가면 사외이사 수가 9명으로 너무 많다는 게 이유다.

이는 작년 11월 임시주총 때와 상반된 입장이다. 국민연금은 당시 노조의 추천을 받은 하승수 사외이사 후보자 선임 안건에 찬성 의결권을 행사했었다. 그로부터 4개월 만에 의견이 바뀐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 가장 큰 변화는 의결권행사를 결정한 주체다. 임시주총 때 KB노조가 제안한 의안은 2건인데 이사회 소위원회에서 대표이사(회장)를 전면 배제하는 정관변경과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이다. 이 가운데 정관변경 의안은 외부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 맡기고 사외이사 선임은 내부투자위원회에서 결정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판단하기 어려운 안건은 전문위원회에 위임하는데 KB금융 사외이사 선임의 경우 자체적으로 결정했다"며 "첨예한 문제인 노조 추천 사외이사 안건에 대해 전문위원회 의견을 배제한 채 내부투자위원회가 결정한 것을 두고 김성주 국민연금 이사장이 해명할 정도로 논란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의결권 자문기관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찬성'권고가 결정의 근거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기업지배구조원의 자체 판단기준이 아니라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지침에 따른 결과다. 기업지배구조원의 대외적 권고는 '반대'였다.

이번에는 기금운용위원회 산하 외부 민간기구인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가 사외이사 선임안건을 심의했다. 현재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는 △황인태 중앙대 교수(위원장) △김재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신현한 연세대 교수 △최준선 성균관대 교수 △유철규 성공회대 교수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 △이성엽 고려대 교수 △전상경 한양대 교수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전문위원회 내부에서 주주추천 사외이사 후보(최명희 전 외환은행 감사)도 기존 선발절차를 거치는데 굳이 새로운 절차(노조 주주제안)로 사외이사를 선임할 필요가 있냐는 식의 부정적 기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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