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카드, 사상최대 순익에도 배당 못한 사연 [여전사경영분석]1063억원 전액 대손준비금 적립…추가로 1600억 이상 더 쌓아야
원충희 기자공개 2018-04-09 10:56:38
이 기사는 2018년 04월 06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순이익이 1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이번에도 배당을 하지 못했다. 출범 후 2년간 대손준비금을 적립하지 못한 탓에 작년 순익을 전부 준비금으로 쌓아야 했기 때문이다. 추가 적립해야 할 대손준비금이 아직 1600억원 이상 남아 있어 올해도 배당은 어려울 전망이다.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1064억원으로 전년(756억원)대비 40.7% 증가했다. 지난 2014년 말 옛 외환카드와 합병한 이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다. 출범 초 통합비용 등으로 저조한 수익성을 보였던 하나카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안정세를 찾고 있다.
다만 사상 최대 순익을 냈음에도 배당을 하진 못했다.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 하나캐피탈이 각각 1050억원, 25억원을 배당한데 비춰보면 하나카드의 행보는 뜻밖이다. 특히 하나캐피탈은 지난해 당기순익 904억원으로 하나카드보다 적었다.
원인은 대손준비금에 있다. 기업회계기준(IFRS)상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감독규정상 대손충당금 적립률보다 낮을 경우 그 차액만큼 별도로 쌓아야 할 법정준비금이다. 카드사는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등을 겪은 탓에 감독규정에서 요구하는 충당금 적립률이 기업회계기준 보다 높아 대손준비금 적립규모가 다소 큰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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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는 합병 후 2년 간 이익잉여금 부족으로 준비금을 적립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2016년부터 이익수준이 안정되면서 순익 전액을 준비금으로 쌓았다. 작년에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20일 발표한 '2017년 신용카드사 영업실적' 자료에서 하나카드의 당기순익이 0원으로 표기된 것도 이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손준비금은 미처분이익잉여금 범위 내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하나카드는 통합 후 잉여금이 부족해 적립하지 못하다가 2016년부터 쌓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손준비금은 이익잉여금 항목이라 자본으로 분류된다. 다만 법정준비금인 탓에 배당 등의 목적으로 꺼내 쓰질 못한다. 하나카드의 2017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익잉여금은 1809억원, 대손준비금 기적립액은 1808억원이다. 이익잉여금이 거의 대손준비금인 셈이다. 하나카드가 배당을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아직 대손준비금 필요적립액이 많이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하나카드의 요적립 기준 대손준비금은 3429억원, 실적립 기준은 1808억원이다. 추후 쌓아야 할 준비금이 1621억원 남아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올해 산정될 준비금도 감안하면 금액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까닭에 올해도 배당은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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