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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성과평가]조선·해운 위기 1년만에 해결한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1조' 가까운 순익, 목표이익 초과 달성…연임 가도 힘 보탤까

김장환 기자공개 2018-04-17 08:41:34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3일 14: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농협금융지주 최초로 연임에 성공한 김용환 회장이 지난 1년간 보여준 최대 성과는 수익성 끌어올리기로 평가된다. 조선·해운업 여신 부실화에 발목을 잡혔던 농협금융지주를 단번에 정상 궤도까지 올려놨다. 수익성 확대 덕분에 경영성과평가의 가장 기본이 되는 재무지표들도 대부분 뚜렷한 개선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김 회장은 올해 목표이익을 지난해보다 크게 높인 '1조원대'로 제시했다. 성장 가도에 보다 속도를 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이달 말 완료될 농협금융지주 회장 선출 절차에서 3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지만 임기가 만료되기 전까지는 지주사 이익 확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4대 중점 과제도 활발히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3000억대 부실 불거진지 1년 만에 이익 1조 달성

농협금융지주는 2016년 말까지만 해도 심각한 위기 상황을 보여줬다. 조선과 해운업이 무너지며 대규모 부실 여신이 불거진 탓이다. 연결 자회사 농협은행이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 등에 제공했던 여신 상당수가 회수불능 상태에 놓였다. 농협은행은 그 해에만 3000억원대 충당금을 쌓았고 농협금융지주 전반의 자본건전성은 크게 무너졌다. 농협금융 내에서는 "그 돈을 농민한테 지원했으면 욕이라도 안 먹었을 것"이란 자조섞인 목소리까지 나왔다.

금융감독당국까지 나서 농협금융지주에 자본 적정성 제고를 위한 중장기 자본확충 계획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농협은행 등 자회사의 비상계획안을 상시 점검하고 리스크관리협의회를 통한 지주사 유동성 현황 점검을 매달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이를 토대로 금감원과 자본확충 계획안 이행협약까지 맺었다. 김용환 회장은 곧바로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만반의 노력을 기울였다.

이후 1년여가 지난 지금, 농협금융지주는 몰라보게 정상화를 이뤘다. 각종 경영성과지표를 토대로 볼 때 안정성이 크게 확대됐다는 점이 확연하게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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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지주는 주요 성과 측정 지표로 재무적성과지표와 비재무적성과지표를 활용하고 있다. 재무적성과지표는 목표이익 달성도,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위험가중자산이익률 (RORWA), 자본적정성비율, 자산건전성, 생산성 등을 활용한다. 비재무적성과지표는 농협금융지주의 특수성을 반영해 농가소득 증대와 농축협 균형 발전, 범농협 시너지활성화 추진 등을 삼고 있다.

재무적성과지표로 보면 농협금융지주의 2017년 목표이익 달성도는 100%를 훌쩍 넘어선다. 이 기간 목표이익 6500억원을 설정했던 농협금융지주는 8598억원대 순이익을 거뒀다. 농협중앙회에 부담한 농업지원사업비 3628억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순이익은 1조1272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ROE는 전년 동기 대비 3.44%포인트 증가한 5.87%까지 올라섰다. KB금융지주(10.18%)와 하나금융지주(8.77%) 등 같은 기간 시중은행 지주사가 기록한 ROE에는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수치란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처음으로 적용된 RoRWA는 0.6~0.8%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같은 기간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28%로 전년 대비 0.16%포인트 늘었다.

총자본비율을 제외하고 나머지 자본적정성지표 역시 모두 개선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금융지주의 총자본은 18조59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8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보통주자본은 14조4906억원, 기본자본은 15조866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866억원, 6056억원 늘었다. 총자본비율은 13.47%로 전년 대비 0.02%포인트 감소했지만 보통주자본비율 10.49%, 기본자본비율은 11.49%로 전년 보다 수치가 모두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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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건전성 항목에서는 고정이하여신(NPL)이 크게 줄었다. 2016년 말 기준 2조9677억원이었던 NPL이 지난해 말 2조3834억원으로 5843억원 가깝게 줄었다. 총여신(227조2349억원)에서 NPL이 차지하는 비율은 1.05%로 2016년 대비 0.33%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대손충당금적립률은 79.71%로 전년도 59.28%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과거 발목을 잡았던 조선·해운업 위기감에서 완전히 벗어난 모양새다.

◇농업 지원, 글로벌 역량 확대…회장 선출 절차 영향줄까

비재무적성과지표는 비록 구체적인 확인이 어렵지만 지난해 역시 대규모 농업지원사업비를 활용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농협금융지주 연결 자회사 농협은행은 지난해 2895억원대 농업지원사업비를 지출했다. 전년 대비 260억원 가량 감소한 수준이지만 이는 2016년 영업수익 약화가 부른 비용 축소로 해석된다. 농협은행은 직전 3개년 평균영업수익에 2.45% 부과율을 적용해 농업지원사업비를 책정하고 있다. 여기에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해보험 등 여타 계열이 지원한 농업지원사업비까지 고려하면 그 숫자는 보다 크게 늘어난다.

아울러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1년 사이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다양한 '초석 다지기'를 완료했다. 올원뱅크 고도화, 공공핀테크 확충을 통한 디지털금융 사업기반 확보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중국을 비롯 동남아 네트워크를 확충해 글로벌 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사업은 그동안 농협금융지주에서 가장 약점으로 거론됐던 분야이기도 하다. 농협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캄보디아 소액대출전문회사 인수 추진 등 글로벌 분야 강화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농협금융지주는 지난달 말부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개최하고 신임 회장 선출 절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 회장을 비롯해 내부 임원 3명과 외부출신 인사 7명 등 총 10명의 롱리스트가 꾸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이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성과를 볼 때 연임이 가능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있다. 다만 현 정권과 맥이 닿아있는 유력한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는 상태여서 그 결과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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