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회장님"…권영수 부회장 남다른 애정 주목 [구본무 별세]회장 각별한 신임으로 계열사 두루 거쳐…상실감 가장 클듯
김성미 기자공개 2018-05-23 08:20:23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1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별세로 그룹 전체가 비통함에 잠겨있는 가운데 평소 구 회장의 신임이 두터웠던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에 관심이 쏠린다. 권 부회장은 구본무 회장의 각별한 애정과 전폭적인 지지를 받던 인물이었던 만큼 누구보다 상심이 가장 크다는 전언이다.권 부회장은 그 동안 그룹내에서 구 회장이 믿고 맡기는 '믿을맨'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그룹내 주요 계열사의 수장을 잇따라 맡아 위기를 기회로 만든 LG그룹의 핵심 인재다. 꾸준히 한 우물을 파며 현장중심의 경영능력으로 인정을 받은 다른 계열사의 부회장 5인과 조금 다른 이력이다.
LG전자 조성진 부회장과 LG화학 박진수 부회장, LG디스플레이 한상범 부회장 등은 해당 계열사로 입사해 오랜기간 말단부터 차곡차곡 커리어를 쌓아 최고 책임자 자리에 오른 인물들이다. ㈜LG 하현회 부회장도 지주사로 오기전까지 LG디스플레이에 오랫동안 몸담았으며,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부회장은 외부에서 영입된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권 부회장의 경우 입사후 20여년간 LG전자에 머물렀지만 사장 직급 이후부터 다양한 주력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 무엇보다 위기의 해결사로 불릴 만큼 계열사 곳곳에서 구 회장의 1등 특명을 이행한 최측근 중 한명이었다.
2012년 구 회장이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권 부회장을 따로 집무실로 부른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LG디스플레이 사장을 맡던 권 부회장은 2011년 11월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서관 30층으로 올라갔다. 인사 대상자를 개인적으로 호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구 회장은 이 자리에서 권 사장에게 "전지사업도 액정표시장치(LCD)처럼 세계 최고로 키워달라"는 말로 인사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며칠 뒤 LG그룹은 LG화학의 소형전지사업부와 중대형전지사업부를 통합, 전지사업본부로 승격시켜 권 사장을 사령탑에 앉혔다.
LG그룹의 최대 미래핵심사업인 2차전지 사업을 권 부회장에게 맡긴 것이다. 업종이 전혀 다른 곳에서 신임 사장을 선임하자 업계가 술렁였다. 구 회장이 과감히 인사를 낼 수 있던 이유로는 권 부회장에 대한 신뢰가 꼽힌다. 권 부회장은 2007년 LG디스플레이 사장에 취임 후 4분기 연속 적자였던 회사를 2분기 만에 흑자로 돌려세우고 세계 1위 패널 회사로 키웠다. 편광패턴필름 방식의 3D패널과 IPS패널 등 차별화된 기술개발로 성과를 달성했다.
2차 전지사업은 구 회장이 부회장이었던 1992년 영국에서 직접 샘플을 가져와 연구개발을 시작하는 등 구 회장의 애착이 컸던 사업이다. 권 부회장은 글로벌 전기자동차 배터리 시장에서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LG화학을 1등 회사로 만들었다. 전지사업 1등 목표를 달성한 그는 2015년 12월 부회장으로 승진, LG유플러스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구 회장의 별세로 주요 계열사별 CEO 체제가 강화되면서 권 부회장의 역할과 책임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신이 경영하는 LG유플러스의 1등 달성은 물론 구광모 LG전자 B2B사업본부 정보디스플레이(ID)사업부장(상무)의 총수 안착을 적극 도울 것으로 전망된다. LG유플러스 경영 3년차에 접어든 권 부회장은 무선사업에서 꼴찌 탈출은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홈미디어 1등 목표를 내세웠다.
IPTV에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하는 한편 콘텐츠 차별화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권 부회장은 5G가 3위 사업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강조했다. 5G 상용화를 통해 열리는 4차산업혁명 시대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부다.
아울러 그룹 차원에서 의사결정을 내릴 때 구광모 상무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979년 LG전자 기획팀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한 권 부회장은 2000년 재경팀장 상무로 올라서고 난 6년 뒤 재경부문장 사장으로 재직하는 등 전형적인 재무통이다. 성장과 안정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면서 회사를 경영한 권 부회장이 오랫동안 쌓아온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구 상무를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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