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정호 회장 父子, 두 번 웃게 만든 '동성화학BW' [슈퍼사이클 중견 화학사]③1999년 신주인수권 86억 확보, 113억 시세차익+지배력 강화
박창현 기자공개 2018-07-20 08:27:14
[편집자주]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의 과실은 달콤했다. 원료 가격 하락, 공급 부족, 수요 증가 등 모든 가격 결정 요인들이 석유화학 업계 편이었다. 마진율이 개선되면서 한 해가 멀다하고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중견 화학사들도 유례 없는 호황기에 함께 웃었다. 하지만 취급하는 상품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게 다가왔다. 쌓인 현금을 쓰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중견 화학사들의 실적, 재무, 지배구조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2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백정호 동성그룹 회장과 장남 백진우 전무가 동성화학 신주인수권부사채(BW) 덕분에 '자산 증식'과 '지배력 강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백 회장 부자는 19년전 동성화학 BW를 확보했다. 이후 동성화학이 지주사 '동성코퍼레이션'과 사업회사 '동성화학'으로 분할되면서 양 쪽에 모두 관여할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오너 일가는 이미 동성화학 BW를 행사해 수십억원 대 시세 차익을 거뒀다. 아직 남아있는 동성코퍼레이션 BW는 그룹 지배력 강화와 향후 후계 승계에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동성화학은 1999년 80억원 규모의 분리형 BW를 발행했다. 사채는 외부 투자자인 ㈜VICON에 전액 배정됐고, 사채 이율은 6%로 책정됐다. 다만 신주를 취득할 수 있는 '신주인수권'은 권면총액의 85%를 백 회장과 백 전무 등 오너 일가에게 부여했다. 오너일가가 68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을 확보한 셈이다. 권리 행사기간은 2000년부터 2039년까지 총 40년, 행사 가격은 1만 6800원으로 정했다.
이후 동성화학은 BW 발행 6개월만에 사채 80억원을 모두 갚는다. 결과적으로 그룹 회장과 적통 2세 후계자가 1만 6800원에 총 68억원 어치의 동성화학 주식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만 남았다.
2008년과 2011년 동성화학 BW 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동성그룹은 2008년 동성화학을 지주사 '동성코퍼레이션'과 사업회사 '동성화학'으로 분할, 지주사 체제 전환에 나섰다. 그 결과 동성화학 BW도 '8대 2' 분할 비율에 따라 각각 지주사와 사업회사 인수인수권으로 쪼개진다. 결과적으로 오너 일가는 동성코퍼레이션 54억원, 동성화학 16억원 어치의 신주인수권을 확보하게 됐다.
2011년에는 동성코퍼레이션과 동성화학이 동시에 1주당 5000원의 주식을 1000원으로 액면 분할했다. 주식 분할로 인해 BW 행사가격도 기존 1만6800원에서 3360원으로 조정됐다.
오너 일가는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BW 를 지렛대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먼저 동성화학 신주인수권을 행사했다. 주식 분할과 실적 향상 호재로 동성화학 주가가 크게 오르자 그해 4월 백 회장과 백 전무는 워런트를 행사, 각각 20만 5580주의 동성화학 신주를 확보했다.
2014년 2월, 오너 일가는 동성화학 주식을 주당 1만 9950원에 전량 매도했다. 오너 일가가 동성화학 1주를 취득하는 쓴 비용은 권리행사 가격 3360원이 전부였다. 따라서 1주당 1만 6590원씩, 총 68억 2100만원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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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회장 부자의 BW 투자 성공 스토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아직 54억원 규모의 동성코퍼레이션 BW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똑같이 행사 가격은 3360원이며, 권리 행사시 총 161만 2648주를 확보할 수 있다. 유통주식수의 3.66%에 해당하는 규모다.
당장 권리 행사시 오너 일가는 그룹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다. 오너 일가 등 특수관계자들은 현재 실질적 그룹 지주사인 동성코퍼레이션 지분을 42.8% 갖고 있다. 여기에 추가로 신주를 확보하게 되면 단숨에 지분율을 45%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
아울러 추가적인 자산 증식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동성코퍼레이션은 현재 6200원 안팎 대에 주가가 형성돼 있다. 당장 금일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주식을 취득하고, 곧바로 되팔아도 주당 2800원 씩, 총 45억 원 대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다.
백 회장 부자는 1999년 동성화학 BW 투자를 통해 이미 70억 원에 육박하는 시세 차익을 거뒀고, 추가로 수십억 원 대 자산 증식 기회까지 잡을 수 있다. 그룹 지배력 강화는 덤이다. 동성화학 BW가 오너 일가의 만능키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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