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건설산업, 59계단 급상승 부활 '신호탄' [2018 시평 분석]①법정관리 졸업 3년, 100위권 재진입…수주잔고 증가 '파란불'
이명관 기자공개 2018-09-06 08:33:33
[편집자주]
시공능력평가는 건설사의 시공 능력을 토대로 업계 위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표다. 발주처의 시공사 선정에도 활용되는 중요한 잣대다. 때문에 평가액과 순위 변화에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더벨은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주목할만한 변화를 보인 건설사들의 실적과 재무구조 등 전반적인 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4일 08: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정관리 졸업 3년째를 맞이한 동양건설산업이 올해 시공능력평가에서 10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부활을 알렸다. 아파트 브랜드 '파라곤'을 앞세워 조합주택사업에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조합주택아파트는 상대적으로 미분양 리스크가 낮은 편이다. 한때 1000억원 수준으로 하락했던 외형은 지난해 3700억원대로 불어났다.
◇2011년 법정관리 돌입…매출 급감 '1조→1000억'
1968년 동양고속운수로 설립된 동양건설산업은 2005년 현재 상호로 변경한 뒤 토목, 건축, 산업환경설비, 조경, 가스설비공사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건설업으로 발을 들여놓은 이후 동양건설산업은 초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2006년 매출액 4797억원을 기록한 이후 매년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2009년엔 매출 1조원 돌파했다. 이듬해인 2010년에도 매출액 1조원대를 유지했다. 2008년 불어닥친 글로벌 경제 위기를 무색케 했다. 외형뿐만 아니라 수익성도 눈에 띄게 증가했다. 2006년 180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이익이 2009년 600억원 중반대까지 불어났다.
동양건설산업의 원동력은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에 있다. 매출액 비중을 보면 건축과 토목, 자체사업 비중이 고르다. '파라곤' 브랜드를 내세운 주택사업은 고급 주택 브랜드 이미지로 시장 공략에 성공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양천구 목동,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등 부촌으로 손꼽히는 지역에서 성과를 냈다.
토목사업 분야에서도 중견 건설사로는 드물게 도로와 철도, 항만 공사를 두루 수주하며 경쟁력을 보였다. 태양광 발전소와 같은 신재생에너지 분양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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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승세가 꺾인 것은 2011년이다. 2011년 4월 강남구 내곡동 헌인마을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부실이 불거지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동양건설산업은 삼부토건과 헌인마을 개발사업을 위해 금융권으로부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4270억원을 조달했다. PF 만기가 도래한 가운데 동양건설산업과 삼부토건은 만기 연장을 추진 했으나 무위에 그쳤고,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당시 동양건설산업과 삼부토건은 PF에 대한 연대보증으로 얽혀있었던 상황"이라며 "동양건설산업이 먼저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동양건설산업이 추가 담보를 제공할 여력이 안되면서 연이어 법정관리에 돌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법정관리 돌입 이후 동양건설산업의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2011년 매출액 5143억원으로 감소했고, 2014년 1148억원 수준까지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2015년까지 적자를 냈다. 2011년부터 5년 동안 누적 손실액은 4468억원에 달했다.
◇시평 순위 132위→74위 급상승, 부활 신호탄
동양건설산업은 법정관리를 거치면서 일감이 급격히 줄었다. 수주 산업인 건설업 특성상 법정관리 중인 업체가 신규 수주를 따내기 어렵다. 실제 동양건설산업의 수주잔고도 줄어만 갔다. 2010년 당시 신규 수주 규모는 1조1608억원 수준이었지만 법정관리 돌입 첫해인 2011년 7631억원으로 급감했다. 2012년 5527억 원, 2013년 3246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1916억 원까지 줄었다.
동양건설산업의 일감이 줄면서 시공능력 평가액도 쪼그라들었다. 2011년 1조17억원 수준에서 2012년 8111억원, 2013년 5623억원 등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엔 최저치인 1713억원을 기록했다. 시공능력 평가액이 감소하면서 2011년 40위로 하락한 이후 매년 수십 계단씩 하락했다. 지난해엔 132위까지 떨어졌다.
2015년 말 법정관리에서 졸업하면서 반등하기 시작했다. 수주잔고는 2016년 2992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엔 3146억원까지 회복했다. 주택사업을 기반으로 수주잔고가 늘렸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집중한 게 효과를 봤다.
동양건설산업 관계자는 "법정관리 기간 동안 확보해 둔 택지가 없어 자체 분양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웠던 상황이었다"며 "상대적으로 미분양 리스크가 낮은 조합사업을 중심으로 수주를 했다"고 말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사업의 경우 시행사인 조합이 일정비율 이상 토지를 확보해 놓기 때문에 시공사는 토지 확보 부담이 덜하다. 또 조합원들이 미리 아파트를 분양받기 때문에 미분양 리스크도 낮아진다.
동야건설산업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793억원, 영업이익 59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63%, 영업이익은 1360% 증가한 수치다. 시공능력 평가 순위도 100위권 내에 진입하며 수직 상승했다. 전년 대비 59계단 오른 74위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시공능력 평가액은 3749억원을 기록했다.
동양건설산업의 이 같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주잔고의 증가세가 올해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동야건설산업의 수주잔고는 4438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300억원 가량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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