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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민 실장, 황각규 부회장이 조언 구하는 '전략통' [롯데를 움직이는 사람들]⑩컨트롤타워 근무만 35년, 다독가·학구파..."큰 그림 잘그려"

박상희 기자공개 2019-02-26 09:22:02

[편집자주]

롯데그룹은 2017년 4월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 롯데'를 선포했다. '신격호 시대'가 막을 내리고, '신동빈 체제'가 자리잡았다. BU체제가 시작됐고, 롯데그룹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는 지주사가 출범했다. '뉴 롯데'를 열어갈 핵심 조직과 인물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2일 16: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은 과거의 정책본부 운영실과 국제실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룹을 컨트롤하는 롯데지주 조직 중에서도 요직이다. 지난해 말 경영전략실장이 된 윤종민 사장은 롯데그룹에서 손꼽히는 전략가다. 1985년 롯데그룹 입사 후 얼마 안돼 기획조정실로 발탁된 그는 35년 간 그룹 컨트롤타워에만 몸담았다.

1960년 생인 윤 사장은 청구고,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롯데쇼핑으로 입사하면서 롯데그룹과 연을 맺었다. 지난해 단행된 2019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경영전략실장으로 발령났다. 임병연 부사장이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로 이동하면서 윤 사장이 신임 경영전략실장이 됐다. 1964년 생인 임 부사장은1989년 호남석유화학 연구소로 입사했다. 연륜이나 경력 측면에서 선배인 윤 사장이 경영전략실장을 이어받으면서 조직에 무게감이 더해졌다.

윤 사장이 이끄는 경영전략실 뿌리는 2004년 출범한 롯데쇼핑 산하 정책본부로 거슬러 올라간다.

롯데지주㈜ 경영전략실장 사장 윤종민
정책본부 운영실은 2017년 정책본부가 경영혁신실로 축소되면서 가치경영팀으로 이름을 바꾼다. 같은 해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가치경영실로 계보를 이어갔고,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경영전략실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국제실은 2014년 비전전략실로 바뀌었다가, 2017년 경영혁신실이 출범하면서 가치경영팀과 합병됐다.

가치경영실에서 경영전략실로 조직명을 바꾼 것은 전략기능을 강화하거나 재정비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운영실은 계열사 별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했고, 국제실은 M&A 업무를 전담했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정책본부 국제실장(2004년)과 운영실장(2014년)을 거쳤다. 국제실과 운영실이 합쳐진 경영전략실의 업무 중요도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과거 황 부회장이 하던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 윤 사장의 어깨가 그만큼 무거워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윤 사장은 황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그룹 컨트롤타워에서만 몸 담아온 '전략통'이다. 황 부회장은 1979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한 이후1995년 기획조정실 국제팀장으로 발탁됐다. 이후 롯데지주 부회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20년 이상 컨트롤타워 요직을 맡았다.

윤 사장은 입사 첫 해인 1985년 기획조정실로 이동해 인력관리부, 국제부 등을 거쳤다. 롯데제과(2003년), 호남석유화학(2005년) 경영관리본부를 거쳤다. 경영관리본부는 1997년 외환위기 때 기획조정실이 해체되면서 각 계열사 단으로 운영되던 컨트롤타워 기구다. 2007년 롯데정책본부 인사팀장으로 복귀해 2012년 인사실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HR혁신실장으로 선임됐다.

입사 이후 30년 넘게 컨트롤타워에서만 근무하는 보기 드문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컨트롤타워 조직 가운데서도 인사 부서 근무 이력이 눈에 띈다. 그룹에서도 이 점을 높이 평가해 롯데지주 초대 HR혁신실장을 맡긴 것으로 풀이된다.

윤 사장은 그룹 내 뛰어난 전략가로 알려져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윤 사장은 그룹 내 몇 안되는 전략통 중의 한 명"이라면서 "황 부회장이 주재하는 회의에서 윤 사장에게 종종 의견을 구하는 질문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황 부회장의 윤 사장에 대한 신뢰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윤 사장의 전략가 기질은 엄청난 양의 독서에 기반했다는 평가다. 다독가에다 학구파로 알려져 있다. 그룹 관계자는 "골프 등 운동도 전혀 하지 않고, 항상 책을 가까이 해서 다방면에 박학다식하다"고 전했다.

사업을 기획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도 능하다는게 내부의 평가다. 그룹 관계자는 "윤 사장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할 때 보면 자료 화면에 글자는 전혀 없고 그림 등 시각물만 있다"면서 "머리 속에 숲을 보는 큰 그림을 그려놓은 후에 나무를 보는 구체적인 액션플랜까지 정리돼 있기에 가능한 것 같다"고 전했다.

경영전략실은 아래 5개 팀을 두고 있다. △경영전략팀 △경영전략1팀(식품BU 담당) △경영전략2팀(유통BU) △경영전략3팀(화학BU) △경영전략4팀(호텔&서비스BU) 등이다. 조영제 전무, 김태완 전무, 이재홍 상무, 백광현 상무, 박인구 상무 등이 윤 사장을 보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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