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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가전 해외법인 분석]청호나이스, 베트남 거점 삼아 동남아 확대 전략제조·판매 법인 동시 설립…지난해 진출한 말레이시아향 정수기도 베트남서 생산

이정완 기자공개 2019-05-13 08:06:54

[편집자주]

한국 가전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대기업 뿐 아니라 중견가전업체들도 포화된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중견가전사들의 회사 규모나 네트워크는 아직 부족하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 자체로 의미있는 도전이다. 중견 가전 해외법인의 현주소와 향후 전략을 통해 해외 진출 전략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0일 10: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에서 메이디와 합자법인을 통해 성과를 거둔 청호나이스가 베트남 시장에서도 새로운 판로 개척을 꾀하고 있다.

2017년 베트남에 진출한 청호나이스는 현지에 두 개의 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정수기 유통법인인 청호 비나(Chungho Vina)와 정수기 제조법인인 청호나이스 비나(Chungho Nais Vina) 설립을 통해 베트남에서 생산과 유통을 일원화했다. 베트남 정수기 제조법인은 향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정수기 판매 사업이 확대될 것을 고려해 현지 생산거점으로 활용하고자 세워졌다.

사업 초기인 만큼 실적은 아직 미미하다. 정수기 유통법인인 청호 비나의 지난해 매출은 12억원, 당기순손실은 마이너스(-) 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매출은 1514만원 수준이었다. 당기순손실은 전년도의 -2억원에 비해 적자 폭이 커졌다.

정수기 제조법인인 청호나이스 비나의 지난해 매출은 12억원, 당기순손실은 -5억원이었다. 제조법인에서는 지난해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고 당기순손실은 유통법인과 마찬가지로 2017년 -1294만원에서 적자가 확대됐다.

청호나이스 베트남
청호나이스는 국내 정수기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사업 활로를 개척하고자 2017년 9월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원활한 사업을 위해 지리적으로 한국과 크게 멀지 않으면서도 정수기 구매 여력이 되는 소득수준의 국가를 찾다보니 베트남이 적합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활가전업체 대부분 동남아 한 국가에 먼저 진출해 현지에 정착한 후 인근 국가로 사업을 확대한다"며 "웅진코웨이가 말레이시아에서 성과를 거둔 후 동남아시아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중견가전사가 해외 진출을 할 경우 제품 판매를 담당하는 유통법인만 진출하나 청호나이스는 제조법인도 함께 진출했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력을 강조하는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이 정수기 제조 역량을 중요하게 여겨 베트남 진출 시에도 제조법인과 함께 진출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미국 미네소타주립대와 로욜라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다. 정 회장은 청호나이스 창업 전 웅진코웨이 연구소장을 맡았을 정도로 정수기 엔지니어로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베트남 제조법인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동남아 사업 확대에도 용이했다. 청호나이스는 베트남 진출 이듬해 말레이시아에도 정수기 유통법인을 설립했다. 청호나이스가 베트남에 제조법인을 만든 것도 이 공장에서 생산한 정수기를 동남아 전역에 판매하기 위함이었다.

말레이시아에는 이미 웅진코웨이, 쿠쿠홈시스 등이 진출해 정수기 등을 렌탈 판매하고 있어 과도한 경쟁이 우려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업체의 진출이 말레이시아 생활가전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말레이시아에 생활가전 시장 저변이 확보돼 있어 현지에서 사업 조직을 꾸리기 용이하다"며 "현지 판매인력도 이미 국내 생활가전업체를 경험해본 인원이 많아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말했다.

다만 동남아에서는 국내와 달리 보급형 모델 판매가 주력이 될 전망이다. 높은 기술력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고가인 '얼음정수기', '커피얼음정수기'보다는 일반 냉정수기를 중심으로 시장에 선보인다.

현재는 사업 초기 단계이므로 베트남법인과 말레이시아법인 모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설립된 정수기 유통법인 청호나이스 말레이시아(Chungho Malaysia)도 지난해 매출 4억원, 당기순이익은 -16억원을 기록했다.

청호나이스 관계자는 "몇 년 후에 두 법인에서 흑자전환을 하겠다는 단기적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베트남과 말레이시아에서 청호나이스 판매인력을 확충하고 사업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게 우선이다"고 밝혔다. 현지 정수기 시장은 국내처럼 '레드오션'이 아니기 때문에 청호나이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자리를 잡을 것으로 회사는 전망한다.

청호나이스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정수기 판매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얻으면 향후 인근 동남아 국가로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청호나이스는 태국·인도 등을 차기 진출국으로 점찍고 시장 조사 중인 상황이다.

청호나이스 베트남공장
청호나이스 베트남 공장(제공=청호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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