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14일 08시3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금리인상이 가장 큰 리스크였습니다."최근 만났던 시중은행 위험관리책임자(CRO)들은 하나같이 이런 말을 했다. 1~2년 전에는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취약차주의 상환능력 악화를 가장 걱정했다고 한다. 리스크관리도 여기에 맞춰 준비됐다. 일부 은행은 급격한 이자율상승에 대비한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되레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미중 무역분쟁, 한일 경제전쟁 등이 겹치면서 기준금리 추가인하가 예상되고 있다.
금리하락은 은행 경영에 크게 두 가지 영향을 준다. 우선 주요 수익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을 떨어뜨린다. 실제로 최근 공개된 상반기 경영지표를 보면 대부분 은행들이 NIM 하락 또는 정체국면을 보였다. 일부 은행은 NIM이 상승하기도 했지만 여·수신 감소에 따른 예외적인 현상이다.
NIM 하락은 이자수익능력 저하를 의미한다. 올 상반기 은행권 실적에서도 이자수익 증가율 둔화가 눈에 뛴다. 반대로 비이자부문에는 호재다. 금리하락은 곧 채권가치 상승. 장기채를 많이 보유한 은행일수록 비이자이익 증가가 돋보이고 있다.
또 다른 영향 요인은 신용리스크 완화다. 금리가 오르면 취약차주의 대출이자 부담이 커지는 만큼 상환능력 악화로 이어진다. 반대로 이자율 하락은 차주의 상환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에 신용리스크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은행 CRO들 입장에선 가장 우려됐던 요인이 사라졌으니 한숨 돌린 것 같지만 이를 마냥 좋게 볼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금리하락은 다가올 경기침체를 뜻하기 때문이다. 이자율이 떨어지면 대출수요는 증가하나 그렇다고 대출을 큰 폭으로 늘리는 것은 위험성이 있다. 그러다 내년, 내후년에 금리상승기로 전환될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렇듯 리스크관리는 끊임없는 불확실성과의 싸움이다. 기존 예측이 무의미해질 정도로 경영환경이 바뀌면서 불확실성도 증대됐다. 은행들의 리스크관리 전략 역시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이 금리하락기 여파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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