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원 핵심서비스 'TRS' 리스크관리 어떻게 하나 [델타원 비즈니스의 비밀]⑤매입자산 평가시스템 구축, 자산별 레버리지 '차등화'
최필우 기자공개 2019-08-20 13:05:00
[편집자주]
기초자산과 동일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델타원(Delta 1) 비즈니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헤지펀드에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외 대체투자 기회를 제공하면서 증권사의 새로운 비즈니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비히클을 이용한 자산운용사와 상품이 구설수에 오르면서 부정적 인식 또한 존재한다. 더벨은 증권사 새 먹거리로 급부상한 델타원 비즈니스의 현주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9일 07: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메자닌과 해외 대체투자 상품에 대한 총수익스왑(TRS·Total return swap) 잔고가 늘면서 델타원 데스크의 리스크관리 역량에 관심이 모인다. 최근 전환사채(CB) 파킹거래와 독일부동산펀드 파생결합증권(DLS) 만기 연장 관련 논란이 불거진 것도 TRS가 불투명하고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델타원 데스크는 담보와 외부 평가기관을 활용해 투명성과 안전성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메자닌·해외펀드 평가, 매 영업일 기준가 반영
TRS 거래의 최대 장점은 레버리지 효과다. 투자자는 델타원 데스크에 자산 매입 지시를 내리면서 담보를 맡기는데, 담보 가치가 TRS를 통해 매입하는 자산의 가치보다 낮은 게 보통이다. TRS 계약으로 남긴 비용을 또 다른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전략이 성공하면 수익률이 극대화되지만 반대의 경우 손실이 커지는 부작용도 있다.
이러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델타원 데스크는 기초자산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키스채권평가 , 한국자산평가, 나이스피앤아이를 비롯한 외부 평가사를 활용한다. 평가사가 제공하는 데이터의 평균값을 활용하는 게 보통이다. 매영업일 산출되는 데이터가 신탁업자, 수탁업자, 자산운용업자에게 발송돼 운용사가 해당 자산을 직접 매입하지 않아도 기준가에 자산 가격이 반영되는 것이다.
델타원 데스크가 자리 잡은 증권사가 많지 않은 것은 이같은 시스템을 구축한 곳이 드물기 때문이다. 메자닌과 펀드에 대한 가치평가 체계를 마련하는 일이 만만치 않고 관련 인력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신한금융투자, NH투자증권, KB증권 등이 델타원 비즈니스 선두주자가 된 것은 과거에 썼던 롱숏 파생결합사채(ELB) 평가 시스템을 모태로 활용해 가능했다.
라임자산운용이 지난 5월 캑터스PE와 함께 한국자산평가를 인수한 것도 기초자산 평가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라임자산운용은 운용사 전환 후 국내 메자닌과 해외 대체투자펀드 TRS 계약을 활용해 고수익을 내면서 최대 규모 헤지펀드 운용사로 거듭났다. TRS 계약 규모가 커질 수록 리스크관리를 위해 필수인 평가사의 중요성을 인지했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TRS 거래에 위법 소지가 있다는 인식이 있는데 외부 평가사를 이용하지 않으면 TRS 거래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체계적인 평가 시스템이 존재해 공정한 가격 산출이 가능하고 이를 바탕으로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자·기초자산별 레버리지 효과 '차등'
델타원 데스크는 고객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담보 수준을 정한다. 투자 기관의 자본금과 운용 자금 규모를 감안해 상환 여력을 가늠하는 것이다. TRS 계약을 통해 매입하려는 자산군도 평가 대상이다. 고위험을 수반하는 자산군일수록 높은 수준의 담보가 필요하다. 투자 손실이 커질 경우 투자자에게 추가 담보가 요구될 수 있다.
델타원 데스크가 추가 담보를 요구할 때 외부 평가사와 구축한 모니터링 시스템이 활용된다. 외부 평가사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한 메자닌과 펀드 가격이 담보 가치 이상으로 하락하면 추가 담보를 요청하는 식이다. 이같이 TRS 계약별로 담보와 레버리지 규모를 정할 수 있어 운용 지시대로 고유재산을 투자하고 수수료를 받는 델타원 비즈니스가 가능한 것이다.
변호사와 회계사를 채용하는 델타원 데스크도 있다. 각각 법무와 세무·회계 관련 업무를 맡아 기초자산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는지를 검증한다. TRS 거래를 통해 매입하는 자산의 위험성을 평가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델타원 비즈니스 경쟁이 심화될수록 리스크관리를 위한 인력 채용이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이같은 담보 관리 체계가 있다고 해서 무한정 TRS 거래를 늘릴 수는 없다. 델타원 데스크는 각 증권사의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계약 한도를 정하고 있다. 델타원 데스크가 별도로 존재하는 증권사들은 각각 1조~3조원 수준의 한도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자산군과 개별 상품에 대한 한도도 존재한다. 메자닌 투자를 15~20% 수준으로 제한하고 상환되는 메자닌이 있으면 신규로 TRS 계약을 맺는 식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평가 시스템을 기반으로 담보를 조율해 델타원 데스크가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라며 "평가 시스템을 따르면 투자 기관도 역량에 맞게 레버리지 효과를 조율할 수 있어 과도한 손실을 피하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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