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함영주 체제 2기]'40년 커리어' 마지막 과업, 금융시장 '부채→자본 중심' 재편①함영주 회장 연임, 임기 3년 연장…그룹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 업계 선진화 주도 목표
최필우 기자공개 2025-03-31 12:40:43
[편집자주]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일각에서 남은 재판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으나 첫 임기 그룹을 성공적으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무난히 재선임됐다. 그는 고졸 행원으로 시작해 하나은행을 대표하는 영업통, 그룹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CEO로 성장했다. 이번 마지막 임기에 함 회장은 40여년 은행원 커리어의 화룡점정을 찍으려 하고 있다. 함 회장 체제 2기 문을 연 하나금융의 경영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5년 03월 25일 16시0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사진)이 연임에 성공했다. 대표이사 회장으로 3년을 추가 재직하게 된 함 회장은 나이 규정에 따라 마지막 임기를 소화하고 퇴임하는 수순을 밟는다. 고졸 행원으로 시작해 40여년간 이어 온 함 회장의 은행원 커리어가 이번 임기로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함 회장 체제 2기는 은행업에 그룹 자본력의 대부분을 투입한 1기 때와 달리 비은행에 힘을 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함 회장의 시선은 단기적으로 비은행업을 강화하는 것보다 더 먼 곳으로 향해 있다. 국내 금융시장을 부채 중심에서 자본 중심으로 재편하고 선진화에 기여하는 것을 경력의 마지막 과업으로 삼는다.
금융시장 자본 중심 재편 목적은 기업의 높은 부채 의존도를 해소하고 자본시장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을 활성화하는 데 있다. 그룹 내 은행업 의존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하나금융부터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함 회장의 의중이다. 신설 조직인 자본시장본부를 필두로 그룹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도모한다.
◇'국책은행 명맥' 자부심, 금융시장 선진화 기수 자처
25일 하나금융은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함 회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함 회장은 연임에 성공하면서 2028년 정기 주총일까지 임기를 수행하게 됐다.

함 회장은 1980년 고졸 행원으로 서울은행에 입행하면서 은행원 경력을 시작했다. 2002년 서울은행과 하나은행이 합병하면서 하나금융의 일원이 됐다. 2015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으로 출범한 통합 하나은행의 첫번째 행장이 됐다. 행장 시절 준수한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2022년에는 하나금융 대표이사 회장으로 올라섰다. 취임 첫해와 지난해 그룹 사상 최대 순이익을 두차례나 경신하며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이번에 연임에 성공하면서 커리어 마지막 도전에 나선다.
표면적으로 함 회장 체제 2기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비은행'이다. 첫 임기 때만 해도 함 회장은 은행업에 집중해야 자본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소신을 견지했다.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야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올릴 수 있지만 성장기에 있는 하나금융이 은행업을 통해 순이익을 극대화하고 자본을 축적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해진 최근에는 비은행 비즈니스에 힘을 주려는 조짐이 감지된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보강에 그치지 않고 국내 금융시장 선진화 기수로 나서야 한다는 게 함 회장의 포부다. 함 회장을 비롯한 하나금융 경영진은 국책은행인 외환은행을 인수합병해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기업과 가계에 부채를 제공하는 은행업을 중심으로 성장했지만 금융시장 필요에 따라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게 함 회장의 지론이다.
이같은 함 회장의 경영 방침은 금융 당국과 일맥상통한다. 부채 중심 금융시장의 자본 중심 전환 필요성을 가장 먼저 제기한 건 김병환 금융위원장이다. 지난해 8월 지나치게 높은 부채 의존도를 해소해야 국내 금융시장의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증권사 CEO 간담회에서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너지부문 '자본시장본부' 역할 주목…초대형 IB 정조준
함 회장은 연임을 앞두고 지주 시너지부문 산하에 자본시장본부를 신설해 그룹 체질 개선을 주도할 컨트롤타워를 마련했다. 부채 중심 금융 구조를 자본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이 대외적으로 공개된 자본시장본부의 설립 목표다. 함 회장의 '믿을맨' 강성묵 부회장이 시너지부문장으로 자본시장본부를 이끈다. 하나증권 대표를 겸직하고 있는 강 부회장은 임기를 1년 연장해 3년째 그룹 증권업의 주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나증권의 성장이 그룹 비은행업 성장은 물론 자본 중심 금융시장 조성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하나증권은 강 부회장이 대표로 취임한 이후 국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축소해왔다. 대신 주식자본시장(ECM), 부채자본시장(DCM) 역량을 갖추기 위해 관련 조직을 확충하고 인력 영입을 지속하고 있다. 실적 턴어라운드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경쟁력 강화가 목표다.
하나금융은 하나증권의 초대형 IB 인가를 통해 그룹 체질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증권은 초대형 IB 자본 요건을 충족시켰고 인가 신청도 마친 상태다. 채권형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불법 자전거래로 받은 일부 영업정지 처분이 지난달 기관경고로 수위가 낮아진 것도 호재다. 모험자본 공급 의지와 계획을 바탕으로 수년간 미뤄진 인가를 받아내는 게 함 회장 체제 2기의 과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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